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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둔 한국축구대표팀(감독 조광래)이 그간 꼭꼭 숨겨뒀던 '조용형(알라얀)' 카드를 꺼내들 전망이다.
조광래호는 25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외곽 알 와크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미니게임을 통해 일본전에 나설 베스트 멤버들의 윤곽을 공개했다.
이날 우리 대표팀은 이번 대회 들어 꾸준히 활용 중인 4-2-3-1 전형을 바탕으로 연습경기를 치렀다. 지동원(전남드래곤즈)이 최전방에 섰고,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구자철(제주유나이티드)-이청용(볼튼원더러스) 트리오가 한 발 아래에 포진해 공격지원 임무를 맡았다.
중앙미드필더로는 기성용(셀틱)과 이용래(수원삼성)가 낙점받았고, 수비진은 이영표(알힐랄)-황재원(수원삼성)-조용형(알라얀)-차두리(셀틱)가 일렬로 늘어서는 포백라인이 가동됐다. 골키퍼로는 정성룡(성남일화)이 나섰다.
이날 훈련에서 눈길을 끈 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수비 기둥' 이정수(알사드)를 대신해 조용형이 중앙수비라인에 합류한 부분. 조용형은 황재원과 호흡을 맞추며 주전팀 중앙수비라인을 책임졌다.
조용형은 허정무 전 감독 재임기간 중이던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서 이정수와 호흡을 맞추며 우리 대표팀의 주축수비수로 활약한 바 있으나, 조광래호 출범 이후에는 좀처럼 중용되지 못했다.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건 조 감독이 부임 직후부터 홍정호(제주유나이티드), 김영권(FC도쿄) 등 '젊은 피'들에게 우선적으로 출전 기회를 제공한 까닭이다.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서는 곽태휘(교토상가), 황재원 등 높이와 파워를 겸비한 경쟁자들에게 밀려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이 '조용형' 카드를 뽑아든 건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거치며 쌓은 경험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곽태휘는 조 감독이 원하는 다양한 수비재능을 두루 갖췄지만, 이번 대회에서 두 차례나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큰 실수가 잦았다. 홍정호는 전도유망한 수비자원이지만 경험이 일천해 국제대회 4강전, 특히나 일본전과 같은 빅매치에 기용하기엔 안정감이 떨어진다.
한편으로는 조용형의 장점으로 평가받는 '폭넓은 활동범위'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가 가진 '높이'와 '파워'에 맞서야만 했던 호주전, 이란전 등과 달리 일본전은 상대의 발을 묶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공격수들은 체격조건이 뛰어나지 않은 대신 스피디한 움직임과 재치 있는 공간침투 능력이 돋보인다. 행동반경이 넓고 커버링에 능한 조용형이 제 기량을 발휘할 경우 '높이'를 책임질 황재원과의 콤비플레이를 통해 수비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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