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유가와 환율이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시장 심리와 함께 수급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유가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그 핵심에는 정유사들이 있다.
작년처럼 환율이 일방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았을 때에는 유가가 올라도 환율이 더 떨어질때를 기다려 결제를 늦추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들어 환율이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자 정유사들이 바로 바로 결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15일 오전 10시58분에 유료뉴스인 마켓프리미엄을 통해 출고된 기사를 재출고한 것입니다)
◇ 이론상 유가 오르면 환율도 올라야
지난달만 해도 유가는 환율과 반대로 움직였다.
연초 100달러를 넘나들며 고공비행했던 유가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진정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환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940원대로 올라섰다.
중순 이후 시장 흐름은 반대로 돌아섰다. 유가가 다시 상승흐름을 탔지만 환율은 오히려 954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렇듯 방향을 달리했던 유가와 환율이 이달 들어서는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내릴때 같이 내리고 오를때 같이 오르는 모습이다.
이론적으로 유가와 환율은 정(正)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하면서 결제해야 하는 달러 금액이 늘어나고 이는 달러 수요로 연결돼 환율에는 상승요인이기 때문이다.
1월 품목별 수입비중(20일까지 통관기준 잠정치) <자료 : 산자부> |
특히 우리나라 수입 가운데 5분의 1 가량이 원유라는 점에서 유가는 큰 변수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입액 362억4000만달러 가운데 원유는 72억9700만달러로 20%를 차지했다. 석유제품과 가스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비중은 30%에 달한다.
유가가 오르면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이 둔화돼 들어오는 달러도 줄어 든다. 환율과 유가가 함께 오르게 되는 또 다른 이유다.
◇ 내외(內外)했던 유가와 환율
그러나 그동안 서울 외환시장에서 유가와 환율의 상관관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환율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에서 사실상 제외돼 왔다.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강지영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으로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액이 늘어나는 만큼 수입한 원유를 가공해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고 받는 외화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환율 하락심리가 워낙 강했다는 점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2004년부터 보면 환율 그래프가 일방적으로 내려왔다"며 "환율이 계속 내려오는 상황에서 사야 하는 쪽은 가급적 늦게 사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래깅(lagging)이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정유사들이 결제 시기를 늦춤에 따라 유가가 환율에 즉각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 `적극 결제`..정유사 패턴 변했다
올해들어 환율이 대세적으로 하락하는 시기는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정유사들의 결제패턴에도 다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과거 정유사들은 결제를 래깅(lagging) 시키거나 장중에 레벨을 정해 놓고 그 이하에서만 물량을 받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환율 940원대 초반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적극 결제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940원선에서는 결제수요가 꽤 유입되고 있다. 과거 중공업체 수주 뉴스가 나오면 일방적으로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속절없이 하락했던 것과는 달리 결제수요가 받쳐주면서 환율은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네고가 확연하게 줄어들면서 결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확실히 공급우위의 시장에서는 탈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인과관계 해석은 `무리`..영향력은 확대
이처럼 최근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는 있지만 유가가 환율 흐름에 있어서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즉, 간밤 유가가 올랐다고 오늘 환율이 오른다는 식으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는 것.
한 외환딜러는 "수급상 유가가 어느정도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출국가인 만큼 조선사들의 수주 등으로 공급쪽 변수들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강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 유가 상승은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인한 달러/원 환율 상승에 묻혀 서울 환시에서 주목을 못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금융불안이 진정되면서 펀더멘털 관련 수급으로 시장이 형성되면 조선업체 달러 매도와 대조를 이뤄 환율 하방경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여름에 미국 허리케인으로 유가 변동성이 높아질 경우 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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