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돋보기)현대차·LG화학 `외국인 공세에서 구해내기`

박호식 기자I 2007.08.30 10:05:58

현대차, 7·8월 외인 대주잔고 최고..증권사 "과매도" 논리로 방어
LG화학, 21일간 외인-기관 힘겨루기..합병무산서 신고가까지 우여곡절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현대자동차와 LG화학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위기를 겪다 이를 극복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현대차는 증권사들이 "외국인의 매도로 인한 주가하락이 매수기회"라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위기를 극복했고, LG화학은 외국인과 국내기관의 힘겨루기 끝에 주가방어에 성공했고 합병무산 우려도 잠재웠다.

현대차(005380)가 3일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을 시도하던 전일(29일) 외국인은 103만주를 내다 팔았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지난달 25일 144만주 이후 최대 규모인데, 하루 100만주 이상 순매도는 그리 흔치 않은 현상이다. 외국인은 29일까지 10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안수웅 우리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7월과 8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860만주에 달했다. 이는 200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다. 또한 외국인이 주도하는 대주잔고도 8월에만 331만주가 늘어났다. 대주잔고는 1351만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안 연구원은 30일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넘어선 깜짝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도했다"며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소비경기에 노출된 회사의 비중 축소, 지난해 극심했던 노사분규에 대한 학습효과, 안전자산 추구에 따른 이머징마켓펀드 환매 등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펼치자 실적기대감으로 지난달말 8만1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 28일 6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되자 국내 증권사들이 방어에 나섰다. 현대차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주가하락은 매수기회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안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영실적이 2006년 하반기에 저점을 기록하고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주가 조정은 수급의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노력에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기관도 29일에는 매수에 동참해 주가는 4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30일에도 오전 9시24분 현재 3.07% 오른 7만500원으로 강한 상승시도를 하고 있다.

LG화학(051910)의 외국인 매도 극복 스토리는 더 드라마틱하다. LG화학의 수급상황은 그야말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한판 승부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전일까지 21영업일동안 지난 24일 하루 소폭 순매수를 기록한것외엔 20영업일을 내리 팔았다. 지난달 30일 26.36%였던 외국인 지분비중은 21.7%로 낮아졌다. 외국인 매도는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로 불거진 신용경색 우려로 펀드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한국 등의 주식을 처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외국인 매도로 주가도 떨어졌고, 내달 14일 LG석유화학과의 합병주총을 앞두고 합병무산 우려까지 제기됐다. 주가가 매수청구가격 밑으로 떨어져 합병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 우려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LG화학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 결국 국내 기관이 나섰다. 국내 기관은 외국인이 순매도를 시작한 지난달 31일부터 21일 동안 순매수했다. 21일간에 걸친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였다.

LG화학 주가는 결국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29일 종가는 매수청구가격 7만5002원보다 크게 높은 9만5500원이다. 7일연속 상승했고, 전일에는 장중 9만7500원으로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30일은 소폭 하락한 9만5300원을 기록중이다.

LG화학은 21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합병무산 우려`와 `52주 신고가`를 경험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만면 적자였던 전지사업부가 6월 이후 흑자로 돌아서는 등 3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0일 오전 9시30분을 전후한 외국인들의 동향은 현대차와 LG화학 모두 `소폭 순매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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