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씀씀이 조절쉽고 소득공제 혜택도 큰 체크카드. 하지만 국내 체크카드 사용비율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낮다.
최근 국내에서 체크카드는 전체 발행카드중 약 20%, 은행계 카드사 발행카드중 약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발행카드중 50% 이상이 체크카드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체크카드 활성화가 더딘 까닭은 뭘까.
◇ 전업 카드사 "은행계좌, 수수료 등 발급제약 많다"
체크카드는 이용시 본인 통장에서 바로 결제금액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은행계좌 확보가 필수다.
하지만 LG·삼성·현대·롯데 등 `전업 카드사`는 보유 은행계좌가 없다. 게다가 제한적인 은행과만 제휴하고 있어, 만약 이용자가 엉뚱한 은행계좌만 가진 경우 회원모집이 어렵다.
LG카드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도 체크카드는 리스크가 적어 좋다"면서도 "그러나 제휴를 맺은 은행이 2~3개 은행뿐이어서 이들 계좌가 없는 고객에겐 발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2종의 체크카드를 발급중이며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 신협과 은행계좌 제휴를 맺고있다. 삼성카드는 3종의 체크카드를 내놓고 우리은행, SC제일은행, 새마을금고와 은행계좌 제휴를 맺었다.
단말기 수수료도 큰 부담이다.
체크카드 결제시 은행계좌에서 결제를 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업체에 건당 100원선의 수수료를 줘야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아무래도 소액결제가 잦은 편"이라며 "건당 100원의 수수료를 단말기 업체에 주고나면 이익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계좌 문제와 단말기 수수료 등으로 인해 체크카드 도입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 신용카드도 `벽`
체크카드가 외국에 비해 국내에서 각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내 신용카드 제도가 잘 발달한 탓도 크다.
장성빈 비자코리아 이사는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곳보다 신용카드 제도가 발달했다"며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이 적어 굳이 체크카드를 쓸 필요를 못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국내보다 더 높다. 자연히 체크카드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
장 이사는 또 "신용카드 포인트 제도가 발달돼 체크카드 환급서비스에 못지않다는 점도 또다른 원인"이라고 말했다. 0.3~0.5%에 이르는 신용카드 적립포인트로 체크카드 못지않은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장한도내에서 사용이 가능다는 장점이 약점이 되기도 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유롭게 신용카드를 쓰던 사람의 경우 체크카드는 다소 답답할 수 있다"며 "통장한도내에서 사용하려면 차라리 현금을 찾아쓰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카드 소비 문화가 점차 합리적으로 정착될 것을 가정하면 이같은 체크카드의 단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체크카드 사용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