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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포탈 등 고발하면 ‘가욋일’…세무공무원 ‘과부하’ 해묵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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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6.10.23 04: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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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조사관, 조사·고발·형사소송까지 병행
중수청과 협업 차질 없으려면
수사·재판 지원 공식 업무 인정해야
전담 인력과 대응체계 마련 제언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조세포탈 등으로 고발하면 솔직히 조사국 직원으로선 ‘가욋일’이 늘어난다. 맡고 있는 업무는 그대로인데, 고발장 작성부터 검찰에 사건을 설명하고 형사소송에 참고인으로 불려가는 등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을 수밖에 없었다.”(전직 세무공무원)

이재명 정부 들어 국세청의 조세범 엄단 의지가 강해지면서, 조사국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납세자를 고발한 뒤에도 수사와 재판 과정에 투입돼야 해서다. 혐의 입증을 위해선 조사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세무공무원의 지원사격이 필수적이지만, 본연의 조사 업무까지 병행해야 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진행해 고의성이 뚜렷하거나 탈루 규모가 큰 사건은 조세범칙조사를 거쳐 검찰에 고발한다. 이후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검찰 수사와 기소,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고발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사국 직원들은 고발 이후에도 수사당국에 조사 내용과 증거를 설명하고 추가 자료 요청에 대응해야 한다. 재판이 시작되면 법정에서 쟁점을 설명하는 등 공소유지를 지원하기도 한다. 세무조사로 확보한 자료와 탈루 혐의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조사관이 수사기관과 법원에 전문적인 설명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세무공무원은 “수사당국이 고발장과 사건 기록을 파악할 수 있도록 조사관이 직접 사건을 설명하고, 필요하면 고발인 조사도 받는다”며 “세무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의 의미부터 피의자·참고인 조사 대상과 질문을 짚어주고, 조세포탈 세액 계산까지 필요한 지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사건은 기소 후 3~4년 넘게 재판이 이어질 수 있고, 검사가 인사이동으로 바뀌면 새로 온 검사에게 사건을 다시 설명해야 한다”며 “피고인 측 변호인 의견서를 검토하고 반박 논리를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줘야 해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다”고 토로했다.

조사 담당자들의 ‘과부하’에도 고발 이후 지원 업무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세무조사에서 확인한 탈루 등의 사실을 넘어 고의성과 적극적인 부정행위까지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중요한 쟁점이 돼서다. 새로 출범한 중수청 역시 조세 사건의 전문성을 갖춘 국세청 조사 담당자들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력 보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건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정량화하거나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정도를 수치화하기 어려워 인력 증원 요청의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특별한 보상도 없는 실정이다.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은 2013년 그룹 세무조사 이후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돼 13년 만인 올해 9월 유죄 판결이 확정됐는데, 고발부터 형사소송까지 검찰과 협업하며 승소의 공을 세운 세무공무원에게 별다른 보상은 없었다.

‘조세범칙조사 실무해설’을 펴낸 김진우 세무법인 해송 대표세무사는 “과세 정당성을 다투는 행정소송은 국세청 송무국이 담당하지만 형사소송은 과세당국 내 전담 조직이 없는 실정”이라며 “고발 사건을 지원하다 보면 본래 업무를 다른 직원만큼 해내기 어렵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고발 대응 업무도 인사평가 등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한 ‘조사통’ 관계자는 “조세정의를 위해 탈루액 추징은 물론 형사처벌도 필요한 때가 있다”며 “대형 사건의 행정소송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하듯 조세범 형사소송도 사안별 TF를 구성한다면 공식 업무로 인정받고 대응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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