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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60% 하락한 97.01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 전반에 매도 압력이 가해진 가운데, 엔화 급등이 겹친 탓이다.
이번 엔화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미·일 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시장 신호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환율 방어 개입설이 확산됐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엔화 환율 동향을 점검(레이트 체크)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미·일 양국이 환율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조로 받아들였다. 공식적인 공조 선언은 없었지만, 당국의 ‘시장 점검’ 신호만으로도 엔화 숏 포지션 청산이 빠르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미·일 당국이 이렇게 나선 것은 일본 국채(JGB) 시장이 급변한 탓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장기 국채 금리가 단 하루 만에 0.25%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등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변동성이 나타났다. 일본이 금리인상을 늦추면서 엔 약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엔 약세 심화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면서 장기금리가 계속 꼬리를 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이후 대규모 재정 지출과 감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게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국채는 오랫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안정성과 저금리 자금 조달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지만,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 인식이 급변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PIMCO)의 펀드매니저 프라몰 다완은 “단일 거래일에 금리가 0.25%포인트 뛰었다는 점 자체가 충격”이라며 “과거 일본 국채 시장에서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에 걸쳐서야 나타났을 변화”라고 평가했다.
일본 국채 급락이 곧바로 미국 국채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국채에서 발생한 특이적 충격이 10bp 확대될 경우 미국 국채 금리에 2~3bp의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 국채 매도 이후 미국 국채 가격도 동반 하락하며 금리가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압박해 금리를 낮추길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장기금리 상승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특히 엔화가 급락할 경우 일본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미 국채 매도가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피너클인베스트먼트의 앤서니 도일 최고투자전략가는 “엔화가 크게 밀릴 경우 일본은 방어에 나서야 하고, 가장 빠른 수단은 외환보유액 매각”이라며 “이는 곧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엔 약세를 제어한 뒤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고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일본과 공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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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토모미쓰이DS자산운용의 구니베 신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금리 움직임에 대한 경시가 있었다”며 “재정 문제가 시장 신뢰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쓰비시UFJ자산운용의 고구치 마사유키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일본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며 “금리는 아직 충분히 오르지 않았고, 더 큰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변동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 일본 상황을 2022년 영국의 국채 시장 혼란과 비교한다. 노이버거버먼의 우고 란초니오는 “한 번도 움직이지 않던 시장이 이제는 놀라운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통화 변동성과 장기 금리 급등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트러스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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