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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들 편의점 3사는 얼굴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계약을 맺고 얼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초기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자, 매장 확대와 프로모션도 병행하고 있다. 토스는 3월 얼굴 결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9월 정식 출시했고, 지난달 가입자 수는 85만명을 넘어섰다. 가맹점 수는 20만개를 돌파했고, 한 달 내 재이용률도 60%에 달한다.
편의점에서 시작된 얼굴 결제 열풍은 최근 면세 업계로도 확산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명동 본점과 인천공항점에 얼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인천공항점에 얼굴 결제를, 무역센터점에는 토스 QR결제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얼굴 정보만으로 결제가 가능해 출국객에게 특히 편리하다는 평가다. 이들은 고객의 여행 동선과 구매 이력을 분석해, 출국 시점과 선호 브랜드를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에도 얼굴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얼굴 결제가 카페, 영화관, 마트 등 대형 채널로도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성인 인증이 필요한 영화관이나 주류 매장에서 신분증 확인 없이 빠르게 입장하거나 구매할 수 있고, 무인 계산대도 보다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실제 공연 업계에서는 BTS(방탄소년단) 콘서트 입장 시 얼굴 인증이 적용된 바 있고, 최근 대형 공연장을 중심으로 얼굴 결제가 보편화하는 추세다.
Z세대 소비가 많은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도 얼굴 결제가 확산할 수 있는 채널로 예상된다.
간편결제 산업의 고속 성장도 얼굴 결제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2016년 23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350조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결제, 멤버십 적립, 신분 확인까지 일원화한 현장 인증 방식이 새로운 접점 기술로 떠오른 영향이다. 여기에 보안성과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지문·홍채 등 생체 인증 기반 결제 수단의 확산도 한몫하고 있다.
시장에선 토스뿐 아니라 다양한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NAVER(035420)) 역시 얼굴 결제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유통업계에선 네이버의 움직임을 오프라인 결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플랫폼 간 경쟁 신호로 해석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경희대 캠퍼스에서 얼굴 인식 기반 결제 시스템 ‘페이스사인’을 시범 운영했고, 최근에는 자체 단말기 ‘네이버 커넥트’를 통해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연내 정식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유통 채널 확대를 타진 중으로 전해졌다.
물론 얼굴 결제 확산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고유 생체 정보를 활용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우려가 함께 따라 붙는다. 딥페이크 기술도 변수다. 이에 대해 토스 측은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해서 망분리 환경에서 관리해 보안 우려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얼굴 인식 단계에서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걸러내는 위변조 방지 기술 ‘라이브니스’를 활용하고 있다. 또 이상 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와 안심 보상 체계도 함께 갖춰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얼굴 결제는 카드 결제를 완전히 대체하진 않겠지만, 새로운 결제 수단이자 혁신 기술로서 확산은 불가피하다”며 “외국인 이용자까지 감안하면 유통업계 매출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제 시스템 도입은 매장 리뉴얼이나 리모델링 흐름과도 맞물릴 수 있어, 기술 전환기를 맞은 유통 매장에선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