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다다른 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까지 치솟으면서 집을 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모기지 금리가 8%에 육박했고 평균 주택가격 역시 최고치를 기록, 올 9월 기존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15.4% 감소했다고 밝혔다. WSJ은 “현실에 좌절한 사람들이 생애 첫 집 구매를 단지 몇 달 수준이 아니라, 몇 년씩 미루기로 결정했다”며 “과거 낮은 금리로 모기지를 받았던 주택 소유자들도 이제는 달라진 현실에 자신들이 첫 집에 ‘갇혔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썼다.
대신 이들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고치는 데 돈을 쓰고 있다. 하버드대 주택연구 공공센터는 주택 소유자들이 지난해 10월∼올 9월 1년간 집 수리·공사에 4890억달러(약 645조7000억원)를 쓴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보다 17% 늘어난 숫자다.
또 가족, 친척의 미래에 투자하는 경향도 세졌다. 데이터 회사 ISS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 3분기에 신규 개설된 ‘529 학자금 저축 플랜’ 계좌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아울러 더 비싼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경기침체에도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에 경제학자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산관리 회사 크리에이티브 플래닝의 최고 투자 책임자 제이미 바트머는 “사람들이 휴가에 돈을 쓰고 인생을 즐기면서 좌절감을 해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모기지를 통해 구축할 수 있는 자산과 달리, 그 돈은 사라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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