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은 김모(66)씨는 한 건어물점에서 6000원짜리 황태포 두 개와 1만원짜리 곶감 한 팩을 샀다. 김씨 손에 들린 비닐봉지가 4개로 늘었다. 그는 “비 많이 오고 바람 분다니까, 송편만 빼놓고 대강 다 사들고 가려고 나왔다”고 했다.
오는 9일 시작되는 추석연휴 전이자 11호 태풍 ‘힌남노’ 상륙을 앞둔 주말, 시장과 마트는 장을 보러 나온 이들로 북적였다. 채소, 과일 등 이미 값이 오를대로 오른 탓에 망설이던 이들은 “태풍이 쓸고 가면 더 오를 것 같다”며 장바구니를 채워갔다.
|
첫째주 일요일인 이날 영업하는 대형마트인 강서구 홈플러스도 장을 보러 나온 이들로 ‘활기’를 띄었다. 한판에 5990원인 계란, 한 봉지에 4990원인 청상추, 하나에 2070원인 무 등은 매대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팔렸다.
아이를 카트에 태우고 장을 보던 이모(39)씨 부부는 “계란이랑 우유, 요거트 같은 신선식품을 샀다”며 “추석 후까지 장을 보러 오지 못할 것 같아 미리 사두려 왔다”고 했다. 다른 이모씨 부자는 “추석 때 캠핑 가서 바베큐 해먹으려고 장보러 왔다”며 “돼지고기에 채소, 맥주 등 사면 20만원은 그냥 넘어갈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비축’ 식량을 사러온 1인 가구도 눈에 띄었다. 장모(31)씨는 즉석밥, 냉동만두, 라면, 베이컨 등을 사갔다. 장씨는 “라면값도 곧 오른다고 하고 뭐든 지금 사놓는 게 쌀 것 같아서 두 묶음씩 샀다”며 “우크라이나전쟁에 태풍에 뭐 물가가 오를 일밖엔 없는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마트 한 관계자는 “추석 전 마지막 주말이다보니 토요일인 어제는 정말 사람이 많았고 오늘은 그보단 줄었다”며 “소·돼지고기나 공산품은 모르겠지만 야채·채소와 과일은 태풍 영향으로 가격이 여기서 더 오를 것 같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