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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가주의(자국 우선주의)의 위험을 경고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제일주의)를 외치는 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분열과 갈등, 더 나아가 전쟁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1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맞아 전 세계 국가정상들이 참여한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중간선거 이후 첫 해외 일정인 트럼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등 66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이날 대표로 기념사에 나선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대전 이후에는 모두들 평화를 맹세했으나 국가주의나 전체주의가 다시 새로운 전쟁(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며 “역사는 때로 조상들의 피로 맺은 평화의 유산을 뒤엎고 비극적인 패턴을 반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애국주의는 국가주의의 정반대에 있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우리의 이익이 제일 먼저’라고 말하는 것은 한 국가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것, 그 나라를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것, 그래서 가장 소중한 그 나라의 가치를 깡그리 지워버리는 짓”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즈(NYT)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은 굳어 있었으며 연설 후 간단한 박수를 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기념식 참석을 위해 프랑스로 떠나기 직전 트위터를 통해 “마크롱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독자군 창설) 발언은 아주 모욕적(very insulting)”이라며 “유럽은 먼저 미국이 엄청나게 많이 보조해주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담금부터 공평하게 내야 한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1차 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만 참석하고 자리를 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리를 떠난 후 이어진 평화포럼에서도 세계 정상들이 세계는 다국가주의로 돌아가야 한다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메크켈 독일 총리는 평화포럼 개막 연설에서 “국제적인 협력이 의문시되고 국가주의적인 편협한 사고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며 “오늘날 대부분 도전은 한 나라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다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 역시 최근 무역갈등이 발발하고 있는 것이 “정치의 극단화”라며 “빈곤이나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은 다국간주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