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시장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장기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29일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코스피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그간 북한의 잦은 도발에 따른 학습효과로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긴장 상황이 발생할 때 비상사태로 전개되기 어렵다”며 “외국인 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 적”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오후 1시17분(한국시간 29일 오전 3시17분) 북한에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사된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쪽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동해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다.
간밤 뉴욕증시 분위기는 좋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에도 세제개편안에 대한 낙관론으로 3개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러한 분위기에 긍정적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이슈보다는 미국 세제개편안 이슈가 더 크게 작용할 것 같다”며 “우리나라 야간 선물에서 외국인이 매도를 하긴 했지만 북한 이슈가 지배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엔화가 소폭 반응하긴 했지만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며 “최근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가 많이 내려간 상황인데다 경험적으로 볼 때 단기 충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 외국인 움직임에 대한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종우 센터장은 “수급 측면에서는 한쪽에 무게가 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하락 폭이 컸던 반도체 업종이 반발 매수세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재중 센터장도 “외국인들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세는 삼성전자에서 크게 나타났고 한반도 긴장과 관련해 매도세가 커지진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단기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코스닥 시장에 거래대금 증가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에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런 움직임이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장훈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증시는 장 초반에만 약간 영향을 받다가 말 것”이라면서 “미국 언론에선 북한이 75시간 이내에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이미 알려진 악재여서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