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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이혼 풍속도 크게 바뀌고 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참고 살았지만 이제는 이혼하고 새 인생을 살자는 사람이 늘면서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 인구가 늘어날수록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이혼건수는 11만6000건. 이 가운데 남자와 여자 고령자의 이혼 건수는 각각 5914건(5.1%), 2721건(2.4%)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남녀의 이혼은 1년 전보다 각각 8.2%, 17.4%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의 ‘2014년 혼인· 이혼 통계’ 자료를 봐도 황혼이혼의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결혼한 지 30년 이상 지난 부부의 황혼이혼은 1만 300건으로 1년 전보다 10% 늘었다. 황혼이혼은 2012년 8.8%, 2013년 8.4%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두자릿 수대로 증가폭이 커졌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2.3배나 늘었다. 황혼이혼은 남녀 모두 50대 후반과 60대 이상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 사는 것만이 미덕인 세상이 아니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7.7%는 ‘이유가 있으면 이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이유가 있으면 이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하는 비율은 △2008년 2.7% △2010년 3.9% △2012년 5.6% △2014년 7.7%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어떤 이유라도 이혼을 해서는 안된다고 응답한 고령자는 29.1%에 그쳤다.
황혼 이혼의 증가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높아진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하는 고령자는 58.8%에 그쳤다. 이는 전체 인구의 배우자 만족도(65.2%)보다 크게 낮은 편이다. 성별로 보면, 부인이 남편에게 만족하는 비율(52.2%)이 남편이 부인에게 만족하는 비율(63.6%)보다 크게 낮다. 특히 고령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배우자에게 불만족하는 비율이 커졌다.
문제는 이혼 후 재혼이 쉽지 않다 보니 혼자사는 ‘독거 노인’이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해 고령인구의 재혼건수는 남녀 모두 전년대비 1.9%,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혼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65세 이상 노인의 44.3%가 ‘재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21.6%였지만,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도 16.8%에 달했다. 이밖에 △하지 말아야 한다 7.3% △잘 모르겠다 8% 등의 답변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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