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국세청 퇴직 공무원의 주류업계 낙하산 재취업 관행이 도를 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정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2년 9월 현재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이 주정·납세병마개·주정판매·유관단체 등 주류업계 임직원 자리를 독식 중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확인한 ‘2012년 9월 현재, 국세청 출신 주류업체 및 단체 임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류업계를 이루고 있는 ‘주정·납세병마개·주정판매·유관단체’에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이 대표·부사장·감사·사회이사 등 주요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술의 원료를 만드는 주정분야에서는 ▲진료발효 ▲풍국주정공업 ▲한국알콜산업 ▲서안주정공업의 회장 및 대표 2명, 부사장 1명, 감사 1명, 사회이사 2명이 국세청 퇴직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2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납세병마개 시장의 95%(2011년도 연평균 납세병마개시장 총 매출액 677억원)를 양분하고 있는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에도 사실상 기업경영을 담당하는 요직(대표, 부사장, 감사)에 국세청 퇴직 공무원 출신이 대거 포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화왕관의 대표와 감사직의 경우, 지난해 국정감사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 올해 6월 30일 ▲ 지난해 12월 30일에 퇴직한 국세청 공무원 2명이 퇴직 후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각각 올해 9월과 3월에 재취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정판매 분야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한주정판매의 대표, 이사, 감사직에 각각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이 포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관련 유관단체의 임직원 현황을 살펴보면 주류업계 최대 이익단체인 한국주류산업협회와 한국주류산업협회 역시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이 각각 대표와 전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의원은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이 주류업계 임직원직을 독식하는 이유는 연간 8조1000억원이 넘는 주류시장의 각종 면허 발급 및 취소 등 상당한 권한을 국세청이 쥐고 있기 때문”이람 “국세청 퇴직 공무원의 주류업체 재취업 행태를 막지 못한다면 주류업계에 대한 공정과세는 물 건너 간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세청은 퇴직 공무원의 주류업계 재취업에 대한 구체적인 근절책을 조속히 마련하여 주류업계와의 밀착관계를 근본적으로 청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