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는 지난 9일 학계와 연구소,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경제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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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 응답자 열에 아홉은 한은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정부와 정치권`을 꼽았다.
정부가 금리인상에 반대입장을 밝히는 등 통화정책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은 특히 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열석발언권 행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68%로 "바람직하다"는 응답(18%)보다 4배 가량 많았다.
열석발언권은 기획재정부 차관이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열석발언권을 행사해 금통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또 한은이 물가안정에 역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펴야한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64%가 한은이 역점을 둬야할 정책으로 `물가안정`을 꼽았고 그 뒤를 자산버블차단(23%), 경기회복(14%)이 차지했다.
한은법에 규정된 한은의 독립성과 정부정책과 조화 가운데 현 시기 한은이 우선해야할 덕목으로는 정부정책과 조화(55%)라는 답변이 더 많았다.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현재로선 통화정책도 정부정책과 손발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견해는 금융회사 응답자들 사이에 두드러졌다.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사 소속 응답자(12명) 가운데 75%가 정부정책과 조화를 꼽았다. 이들은 주로 채권운용 업무를 맡고 있다. 대학과 경제연구소 소속 응답자(10명)들은 한은의 독립성을 우선해야한다(60%)는 견해가 더 많았다.
차기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을 펼 때 우선해야할 덕목으로는 "통화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꼽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정책기조가 급변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충격과 총재의 발언과 금통위 결정이 다른 것에 대한 불만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59%가 차기총재의 우선덕목으로 일관성을 꼽았고 독립성과 투명성은 각각 18%를 차지했다.
이밖에 한은에 금융기관 단독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선 반대가 45%로 찬성 36%보다 많았다. 자세한 설문결과는 이데일리 `마켓포인트`나 `마켓프리미엄`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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