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이동통신 관련 국제표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ETRI는 이미 2개 업체와 200억원대 규모의 로열티 합의를 마친 상태다. 이번 소송을 통해 최대 1조원의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 기업 또는 기관이 해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기술특허 관련 소송규모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11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ETRI는 소송대리인인 SPH아메리카를 통해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에 노키아, 모토로라 등 전 세계 19개 휴대폰 업체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현재 소송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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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던 소니에릭슨, 일본의 교세라, 대만 HTC 등과 합하면 ETRI는 총 22개의 휴대폰업체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전 세계 휴대폰업체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국내 휴대폰업체는 ETRI의 소송 대상에서 빠졌다.
ETRI가 이처럼 사상 최대 규모의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휴대폰 업체들이 계약 없이 ETRI의 특허를 사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ETRI가 보유하고 있는 WCDMA 등 3세대 이동통신 관련 7개의 국제표준 특허를 휴대폰 업체들이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ETRI의 기술은 지난 2000년 국제표준에 채택됐다. 3세대 이동통신 휴대폰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모두 국제표준인 ETRI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국제표준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ETRI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TRI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2개사로부터 이미 승복을 받아냈다. 지난 2008년 중견 해외 휴대폰업체와 100억원 규모의 로열티 협상을 마친 데 이어 지난 12월 또 한곳의 해외 휴대폰 업체와 100억원대의 로열티를 받기로 합의했다.
ETRI가 대부분의 소송에서 승소하면, 로열티 규모는 최대 1조원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말 현재 세계 3세대 휴대폰시장 규모는 1억7300만대 수준이다. 이는 전체 휴대폰시장의 21%에 해당한다.
ETRI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3세대 이동통신 관련 기술은 국제표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휴대폰 업체들이 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부분 특허침해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과정이 아직 초기 단계고 앞으로도 수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이번 소송을 통해 최대 1조원의 로열티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6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이동통신인 CDMA 상용화를 성공시킨 ETRI는 현재 170건의 국제표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국제표준으로 추진하는 기술도 300건이다. 국제표준 특허 1건의 가치는 대략 1000만달러(약 113억원)로 추산된다.
<이 기사는 11일 오전 9시 50분 경제 재테크 케이블방송 이데일리TV `시초가를 잡아라` 프로그램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데일리TV는 인터넷으로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TV 실시간 방송보기> 또한 이 뉴스는 실시간 금융경제 뉴스 터미널 `이데일리MARKETPOINT`에도 같은 시간 출고됐습니다. 이데일리 마켓포인트를 이용하시면 이데일리의 고급기사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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