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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퇴양난 '김행랑' 사태, 김 후보자 결자해지해야

김유성 기자I 2023.10.09 15:01:43

김행 여가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도중 자리 떠
청문회 종결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김 후보자, 청문회 다시 출석하는 게 최선책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저래도 되나?’ 믿을 수 없었다. 인사청문회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장관 후보자가 자리를 떴다. 여당 의원들은 ‘나 화났다’며 불쾌한 표정의 후보자를 데리고 나갔다. “(정 못 믿겠으면) 고발하세요”라며 야당 의원들에게 각을 세웠던 후보자의 모습은 ‘소소한 해프닝’ 정도였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난 5일 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초유의 사고가 일어났다. 여당 의원들이 후보자를 데리고 회의장 밖을 나갔다. ‘드라마틱하게 여가부를 엑시트시키겠다’던 김 후보자는 말 그대로 드라마틱하게 청문회장을 엑시트했다.

막장 정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한 여당은 어떤 입장일까. 시작부터 더불어민주당이 ‘김행 반대’를 답으로 정해놓고 왔고 청문회 내내 후보자를 윽박질렀다고 했다. 특히 중립성 잃은 권인숙 여가위원장의 청문회 진행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입장은 다르다. 김 후보자가 방어에 한계를 느끼자 위원장의 발언을 꼬투리 삼아 청문회장을 박차고 나갔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와 여당이 처음부터 청문회를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무단으로 이탈했고 행방불명 됐는데 임명 강행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수습 방안도 문제다. 법적으로 청문회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청문회가 끝나야 임명을 하든 말든할텐데 청문회가 끝나지 않았으니 뭘 해도 이상한 상황이 됐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김 후보자를 처벌할 근거도 없다. 애초에 이런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관련 처벌 근거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 야당에서는 당장 인사청문회 후보자 이탈방치법을 만들기로 했다.

지금 시점에 가장 좋은 해법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김행 후보자가 청문회에 다시 나오는 것이다. 여당은 책임 있는 자세로 김 후보자를 설득해야 하고 야당도 편파 진행 지적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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