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올 한해 글로벌 거시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만큼 금융산업도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와 자금시장 경색 가능성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전환으로 촉발된 금융산업 경쟁구도의 변화가 뉴 노멀로 정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회장은 “빅테크와 핀테크가 금융시장의 어엿한 플레이어로 안착하는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은 더욱 다채로운 상품을 출시하며 기존 은행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중은행 또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한 단계 높이며, 소비자 니즈를 제고하는 데 앞장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이에 더해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라면서 “암호자산에 대한 법제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며, CBDC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지속되면서 기존 지급결제 시스템을 대체할 수단이 더욱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회장은 향후 금융산업의 발전 방향으로 △리스크관리 △경제적 방어막 역할 수행 △자기혁신 등을 꼽았다.
김 회장은 리스크관리와 관련해 “금융권은 작년 중 충당금 기준을 개선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선제적으로 늘렸으나, 가계 및 한계기업의 상환능력 저하 등 실물부문 부실 확대에 대비해 크레딧라인을 재점검하고, 산업별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하여 상품, 조직, 문화, 전략을 재정비하고, 경영의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김 회장은 “은행은 매년 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꾸준히 실시하고, 소비자보호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등 우리 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으나, 고금리, 고물가로 부담이 커진 가계,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따뜻한 금융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은행권의 사회적책임 확대를 주문했다.
또한 김 회장은 빅블러 시대의 금융·비금융 산업간 융합 확대는 금융산업 혁신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회장은 “금융회사는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데이터 수집·분석체계를 고도화하고 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조직의 결합(M&A)과 분할(Spin-off), 업무위탁 등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우리 금융은 체계적인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경기침체에도 대비하고 있으나, 위기 상황에서는 자칫 사소해 보이는 꼬리 리스크(Tail Risk)도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과도할 정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