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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추석 연휴, 평소 일상에 바빠 가기 어려웠던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기에 안성맞춤인 시기다. 연휴때 문을 닫는 다른 공공기관들과 달리 두 기관은 연휴 기간 내내 문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전
흰색이 도드라진 전시장 내부는 전반적으로 담백하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화려한 작품보다 맥락과 의미를 생각해야 하는 작품이 대다수다. 어떤 작품은 고개를 숙여야만 볼 수가 있다. 바닥에 인공적으로 설치한 연못이기 때문이다. 연못 안에 금붕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이 작품의 이름은 ‘아홉 마리 금붕어’. 금붕어들은 물속에 같이 있지만 9개로 나뉜 동심원 안에 각각 고립돼 있다. 서로 만나지 못하는 금붕어의 유영은 자유로워 보이지만서로 간에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도시인에 대한 은유로 보인다.
내년 2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여는 ‘현대차 시리즈 2015: 안규철: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전은 근래 열린 현대미술전시 중 ‘사유’와 ‘참여’가 가장 두드러진 전시다. ‘아홉마리 금붕어’ 외에 ‘1000명의 책’‘ ‘식물의 시간 II’ ‘사물의 뒷모습’ ‘기억의 벽’ ‘침묵의 방’ 등을 포함해 설치 8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처럼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것의 맥락을 살피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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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이전 1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기획한 고대 불교 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전을 11월 1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인도, 중국, 베트남, 일본과의 교류 속에서 한국 불교조각의 전통을 소개하고, 불상이 창조돼 확산하는 과정을 살피기 위해 8개국 26개 기관이 소장한 불상 210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1990년 ‘삼국시대 불교조각’, 2008년 ‘영원한 생명의 울림, 통일신라 조각’에 이어 고대 불교조각을 정리하는 세 번째 전시이자 아시아 지역 불상을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다. 특히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은 도상으로 종교적, 예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반가사유상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반가사유상은 동아시아에서 두루 만들어졌지만, 유독 한국에서 많이 제작됐다. 국보 제78호와 제83호인 금동반가사유상을 11년 만에 동시 공개하고, 1965년 경북 봉화 북지리에서 출토된 석조반가사유상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