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동차산업 무역흑자 사상 첫 600억불 돌파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지난해 자동차산업의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22일 지식경제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2012년 자동차산업 무역흑자 규모는 617억달러로 전년(583억달러)보다 5.8% 늘어났다. 자동차가 420억달러, 자동차부품이 19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자동차산업의 흑자는 늘어난 반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는 2011년 308억달러보다 23억 달러(7.5%) 줄어든 285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전년대비 0.4% 증가한 316만5689대에 나타냈다. 이는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연합(EU) 시장이 침체를 보였고, 중남미 시장도 성장세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수요 회복세를 보인 미국과 동유럽·아프리카 등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수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것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해외 판매량을 늘렸던 영향도 컸다. 2011년 대지진으로 시련을 겪었던 일본 브랜드들은 지난해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고 제너럴모터스(GM)·폴크스바겐 등도 전세계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이에 비해 국내 업체들은 수출전략 신차종 투입이 2011년 7차종에서 지난해 5차종으로 줄고, 파업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수출을 확대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미미했지만 자동차 수출액은 472억달러로 전년(453억달러)보다 4% 이상 증가했다.

수출량 증가율보다 수출액 증가율이 높았던 것은 대당 수출단가 인상 및 고가 차량 수출 증가 등이 주요인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차(005380) 신형 그랜저로 대변되는 인기 프리미엄 차종 수출이 늘면서 전년 대비 대형차 수출 증가율이 30%를 웃돌았고, 승용차 차급별 수출비중에서는 대형차 비중이 처음 3%대를 기록했다.

국내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수입액 역시 2011년 43억달러에서 지난해 52억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수출액 증가분이 수입액 증가분을 크게 웃돌면서 자동차 무역흑자는 사상 최대인 420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는 2007년 이후 5년 만에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 중 무역흑자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생산법인에 대한 공급 증가, 한·미 및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231억달러)보다 6.5% 늘어난 246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부품 수입은 49억달러로 전년(58억달러)에 비해 9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수출이 크게 늘고, 수입은 오히려 줄면서 자동차부품의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는 197억 달러로 전년보다 14% 이상 늘었다. 2010년 이후 3년 연속 100억달러를 웃도는 무역흑자 행진을 이어갔고, 200억달러 흑자도 눈앞에 뒀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국산차의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향상되고 있어 환율 부담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도 불구, 자동차 수출은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경쟁력 제고에 힘입어 한국산 자동차부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면서 “자동차와 부품 수출을 통한 자동차 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