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디지털산업단지. 이 곳에는 기업들이 약 1만개 입주해 있다. 종사자는 10만명을 넘는다.
이런 대규모 산업단지에 보육시설은 단 2곳. 그나마 정원은 각각 79명과 120명에 불과하다. 젋은 맞벌이부부의 육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국회에 `산업단지 보육시설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건의서에 따르면 국내 23개 국가산업단지내 종사 근로자수는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고용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보육시설은 16개소로 국내 전체보육시설(3만5550개소, 2009년 기준) 대비 0.0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단지 내 입주한 기업들 중 44.1%는 육아문제로 인력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육아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는 인력이 많다는 것. 이를 입증하듯 최근 3년내 퇴직직원의 11.6%는 육아문제를 퇴직사유로 꼽았다.
대한상의는 육아문제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떨어뜨리고,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산업단지내 보육시설 확충을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산업단지내 국공립 보육시설 추가 설치 ▲도심형 소규모 국공립보육시설 설치(10인 이하 소규모) ▲중소기업 직장보육시설 설치시 지원강화 ▲민간보육시설 설치유도 위한 땅값 인하 ▲공동직장보육시설 설치 중개기능 강화다.
이밖에 공동직장보육시설 설치시 취등록세 면제 범위 확대, 공동직장보육시설 운영부담 경감, 보육시설 설치기준 완화, 공개공지 활용한 놀이터 등 설치허용, 제3의 형태 보육시설설치 근거마련도 제시했다.
박종남 대한상의 상무는 "산업단지에 첨단시설이 들어가는 등 변화가 일고 있지만 보육시설과 같은 지원기반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며 "보육시설을 늘려 젊은 여성근로자들이 일하기 좋은 일터라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