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디자인총괄담당으로 전격 영입된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디자인 방향이 기아차의 모델에 구현되기 시작하면서 기아차의 '차별화'가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기아차(000270)의 가장 뿌리깊은 고민은 현대차와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기아차가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되면서 현대차와 총 4개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등 기술적 차이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성능도 거의 비슷한데 왜 현대차가 아닌 기아차를 사야하지?"란 소비자들의 질문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이는 현대차와 중복되던 세그먼트에서의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곤 했다.
따라서 기아차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현대차와는 다른 '기아차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활동했던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아우디 TT와 폭스바겐 뉴 비틀을 디자인했던 그는 '직선의 단순함'이란 독특한 디자인 철학으로 기아차 모델이 조금씩 바꿔가기 시작했다.
윤태식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 신차 개발에는 4~5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내년 출시되는 모델부터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디자인 컨셉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겠지만, 최근 출시된 모델에도 그의 디자인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새로 출시된 로체 이노베이션과 하반기 출시 예정인 쏘울, 포르테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기아차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새로운 고객층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준중형 해치백인 i30의 성공은 디자인의 차별화가 판매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국내 시장은 유독 해치백 판매가 부진한 시장이다. 또 현대차의 대표적인 준중형 승용차인 아반테와의 간섭효과도 걱정이었다.
하지만 i30는 출시된지 1년이 지난 지금 월평균 2900대가 판매되는 준중형 세그먼트 2위를 기록중이다. 특히 i30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같은 준중형급인 아반떼의 판매는 크게 줄지 않았다.
윤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i30의 성공은 디자인의 차별화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는 기존 베스트셀링 모델들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실적만 봤을 때는 기아차의 진정한 턴어라운드를 논하기 어렵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신차 모멘텀으로 판매확대가 예상된다"며 "기아차에 대한 투자의견도 '매수'로 상향조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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