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올해의 외환딜러 김장욱 신한은행 과장

정태선 기자I 2006.12.19 10:26:30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큰나무 그늘 아래서 맘껏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은 행운입니다"

'올해의 인터뱅크 딜러 상'을 받는 김장욱 신한은행 과장은 수상 소감을 선배와 동료들에게 돌렸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선배와 믿고 맡겨주는 회사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끼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주변사람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점심시간에도 굵직굵직한 거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딜러들 사이에서는 "밥 좀 먹고 하자"는 아우성이 나올 정도.

김 과장은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밥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일 조차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이제 6년이상 이런 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신체도 적응을 했습니다." 딜링의 매력에 푹 빠져서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라 가능하다는 해명이다. 
 
그는 외환시장이 점차 규모가 커지고,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혼자서 거래하는 금액이 10억달러 이상일 때도 있는데 입문초기에 비해만 격세지감"이라며 "시장참여자들이 좀더 많아져서 시장의 폭과 깊이를 키워 시장의 안정성과 발전성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방적인 환율 하락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 내성이 어느 정도인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과도한 환율 하락에 대해서 우려했다. 이어 "환율 하락에 따른 경제 펀더멘탈 문제가 시간이 흐를수록 환시장을 압박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제한적인 환율 반등세를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했다.

김 과장은 "환율을 예상하거나 전망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냐"며 "워낙 다양한 변수들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어서 환율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에 정말 유기체나 생명체를 대하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긴장감을 주는 외환딜러에 빠질수 밖에 없다고 한다.

-올해의 딜러로 뽑힌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소감은  
▲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주변 딜러들에게 "점심시간에는 식사하시고, 딜 좀 하지 마세요. 밥 좀 편히 먹게..."라는 말을 듣곤했다. 개인적으로 시장이 좋았고, 시장에서 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더더욱 시장에서 무언가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아서, 열심히 하루종일 밥도 잘 안 먹고 시장을 지켰을 뿐인데, 이러한 딜링의 습관이 시장 참여자 여러분들께 불편을 끼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점심 밥은 먹고 딜 하라는 뜻에서 상을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유에서 선정했든 평범한 시장 존재인 나를 선정해 주신데 대해 모든 시장 참여자 여러분께 마음 깊히 감사 드린다. 앞으로도 시작하면서 먹었던 마음대로 처음과 같이 항상 열심히 노력하겠다.

- 올해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올 한해 외환시장 3대 뉴스를 꼽는다면
▲ 순조롭지만은 않았던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호조세 보이는 가운데 업체들의 환헤지 인식 적극화를 꼽겠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현재 무역흑자 4.7배 규모의 선물환 매도 기록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환헤지 수단으로서의 선물환 매도가 증가했고,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방식이 시장 순응적으로 일관됐다. 그리고 연초부터 제기됐던 환율 하락 전망을 뒤집을 만한 극적인 이벤트가 없었던 점이 올 한해 환율 하락 기조를 유지하게 만들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외환시장 3대 뉴스 가운데 첫번째로 북한 핵 실험 실시를 꼽겠다. 과거 같으면 50~100원 정도의 환율 급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을 만한 사건이지만 시장 규모가 확대되며 시장 충격을 예상 밖으로 성공적으로 흡수함에 따라 10원 정도의 환율 상승에 그쳤던 점이 인상깊다.

두번째로 9년여만의 환율 신저점 기록이다. 외환위기 당시 2000원까지 기록한 환율이 9년여래 최저점인 913.00원까지 하락했다.

마지막으로 달러/원 현물환 시장의 기록적인 거래 규모 확대를 들수 있다. 수년전20~30억달러에 그쳤던 달러/원 현물환 시장의 일일 거래량이 업체 매수나 매도 환헤지 적극화와 기관 참여자들의 거래량 확대가 상호 작용하며 일중 거래량 100억달러를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내년 외환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는 무엇이고, 환율 전망은 어떻게 하고 있나?
▲ 첫째, 주요국 간 금리 격차 축소 가능성이다. 우선 미국의 경기 둔화 징후와 이로 인한 내년도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 이와는 반대인 일본과 유로권의 경기 회복 신호에 따른 금리 인상 전망 강화는 미국과 일본/유로권간의 금리 격차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특히 최근까지 유행했던 국제금융시장의 엔 캐리 트레이딩이 최소한 감소세로 돌아서게 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이러한 제반 요인은 결국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위안화 변동성이다. 국내 수출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기조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중국에 대한 국제적인 위안화 절상 압력은 더욱 거세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서 중국 정부의 환율 조정 원칙(자주성,점진성,통제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꾸준히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신흥국가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다변화 검토와 실행 가능성 여부다. 아시아권 각국 중앙은행의 달러화 위주의 외환 보유고 편성이 다변화 양상을 띠게 될 경우에는 달러화는 상당한 약세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수출 호조세 일정 기간 지속된다는 점이다. 대내외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은 상당 기간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국제 유가 또한 내년도에는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환시장에서의 달러화 공급 우위 기조는 일정 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째, 북한 핵 문제가 다시 대두 가능성이다. 잠복 요인에서 벗어나 북한 핵 문제가 강하게 재대두 될 경우에는 한국 리스크 프리미엄의 상승을 초래하며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섯 가지 요인 중 대부분의 요인이 원화 절상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환율 전망은 원화 강세가 완연한 대세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요인들의 전반적 작용과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는 내년초 일시적인 900원선의 붕괴도 가져오는 등 올해 대비 약세장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일방적인 환율 하락에 대한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탈 내성이 어느 정도인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아마 환율 하락에 따른 경제 펀더멘탈 문제가 내년도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환시장을 압박하며, 하반기에는 제한적인 환율 반등세를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장은 930~960원 범위를 위주로 한 횡보장을 보이지 않을까 내다보고 있다. 환율 변동 예상 범위는 880.00~960.00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외환시장 내에서 좀 더 개선돼야 할 부분은
▲ 무엇보다도 외환시장 참여자가 확대돼야 한다. 올해도 달러/원 현물환 시장의 거래 규모가 100억달러 직전까지도 확대됐지만 이는 부족한 감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50개 정도의 참여 기관들이 100억달러 시장을 만들어가기보다는, 100개, 200개의 시장 참여자들이 활발한 거래를 통해 100억달러, 200억달러의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시장의 폭과 깊이를 키워 시장의 안정성과 발전성을 도모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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