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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속운전 허가 승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두 번째로 3대 메가프로젝트에 기반한 반도체 산업의 성장 견인과 동시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등 에너지정책 방향에 중요한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직접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사실상 없고 기상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태양광·풍력과 달리 비교적 안정적으로 24시간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적합한 에너지정책이 될 수 있다.
올 연말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에 앞서 진행하는 공론화도 탄소중립 목표를 전제로 진행하고 있다. 원전 없이는 탄소중립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에서 원전은 대체불가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지난 6월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79.2%,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을 반영해야 한다’는 응답은 82.9%로 나타났다. 전력수요 폭증, 탄소중립, 국민 여론 등 모든 지표가 원전의 역할 확대를 가리키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현재 국내 원전 26기 중 정상 운영 중인 18기의 노후 원전만으로는 앞으로 예상되는 전력 부족을 해결하기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가동 기한이 정해져 있고 향후 급증할 전력 수요를 맞출 수도 없어서다. 정부는 지난 6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서남권 반도체산업단지에서만 전력 21.3기가와트(GW)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국내 원전 전체의 발전용량(26.05GW) 수준이다. 특히 2040년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반영하면서 기존 전망보다 약 1.5배(27GW) 늘었다. 이는 대형 원전 19기의 설비용량에 맞먹는 규모다.
신규 원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전력 수요와 맞물려 있다. 다만 신규 원전은 부지 선정까지 최소 9년, 길게는 13년이 걸리는 만큼 결정이 늦어질수록 전력수요 공급 공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해당 지역 주민 설득뿐 아니라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에서 지금 시작해도 2040년을 훌쩍 넘길 게 뻔하다. 지금이라도 원전 발전량 비중의 하한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10년 뒤에는 전력 부족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12차 전기본에 소형모듈원전(SMR)과 함께 신규 원전 건설이라는 결단을 반드시 담아야 하는 이유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 기업과 손잡은 것은 AI 패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다. 원전이 급증하는 전력량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수출의 절반가량을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더욱 절박하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을 보유했지만 전력난에 생산 차질을 빚는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AI발 반도체 훈풍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첫걸음은 비효율적인 행정 절차와 소모적인 정치적 갈등을 과감히 없애는 것이다. 정부도 신규 원전 건설뿐 아니라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더 나아가 원전 기자재 협력업체의 설비투자와 전문인력 양성 등 정부 차원에서 원전 생태계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결국 원전 없이는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에서 필패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가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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