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약화를 모두 한국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거래주의적 동맹관으로 미국 역시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군사정보 협력에서 신뢰를 주지 못한 사건들과 중국의 정보 탈취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현실 역시 외면해서는 안 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부정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 방법이 아니다. 정부는 한미 간 문제를 직시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누군가를 탓하고 사분오열하기보다 신뢰 회복에 대한 한국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야 한다. 미국 인사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해결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정부와 국회가 다른 소리를 내기보다 그의 발언을 뒷받침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으로 알려진 위 실장의 방미의 핵심 과제는 미국이 정보공유와 관련해 어떤 우려를 갖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개선을 제안하는 것이다. 정보의 취급과 분류, 공개 범위, 접근 권한, 보안사고 대응에 이르기까지 한미 양국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정보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의도치 않은 정보유출로 한국 정부가 타격을 입지 않도록 제도적 조치도 강화해야 한다. 중국산 전기차의 국방부 출입 등 정보유출의 허점이 없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민감 정보 관리에 선진적인 국가로 쇄신해야 한다.
미국도 신뢰를 저버리는데 우리라고 왜 신뢰를 지키려 노력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이 한국의 국격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과제들을 달성하며 국익을 지키는 길이자, 다른 국가들에도 신뢰할 만한 국가임을 보여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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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주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제공]](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0/PS2610210003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