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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전기차 주춤…보조금 바닥에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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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기자I 2026.09.06 14: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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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기차 등록대수 18.4% 감소
모델3·EV6·무쏘EV 등 판매 절반 '뚝'
주요 지자체 올해 보조금 소진 영향
내년 예산 대폭 확대 "50만대 커질수도"

무쏘 EV. (사진=KGM)
무쏘 EV. (사진=KGM)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 들어 국내 자동차 전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전기차가 최근 지방자치단체 구매 보조금 소진 등 여파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전기차 신차등록은 3만 81대로 전월 3만 6867대보다 18.4% 감소했다. 6월 4만 2227대를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6월과 비교하면 두 달 새 28.8% 줄었다. 제조사 판매 기준으로도 8월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1만 5794대로 전월보다 22.5% 감소했다. 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수입 전기 승용차 신규등록도 1만 5183대로 전월 대비 1.6% 줄었다.

KGM의 내수 효자 모델인 전기 픽업 ‘무쏘 EV’는 7월 615대가 판매됐으나 8월엔 130대로 78.9% 줄었다. 기아 EV6도 같은 기간 1070대에서 420대로 60.7% 감소했다. 테슬라 모델3 판매도 1531대에서 693대로 54.7% 감소했다.

여름 휴가철과 현대차 노조의 파업 등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10만 9235대)도 25.0% 감소하기는 했지만, 올 들어 전기차가 자동차시장의 성장축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주요 모델의 동반 부진은 이례적이다.

잘 나가던 전기차 주춤…보조금 바닥에 '숨고르기'
지자체 구매 보조금 소진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감소 폭이 가장 큰 무쏘EV의 경우 일반 승용차가 아닌 소형 전기화물차로 분류돼 약 600만원의 정부 국비 보조금과 함께 지자체 지원금을 함께 받아왔는데, 각 지자체 예산이 연말과 함께 소진되면서 판매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9월부터 전기화물차에 한해 지방비 소진 지역에 대해 국비만이라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상황이다. KGM 관계자는 “계약은 여전히 많이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6월22일 상반기 전기승용차 접수를 마감한 뒤 하반기 2927대에 대한 접수를 7월27일 재개했지만 8월7일 오후 1시 다시 마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추가 접수도 불과 한 시간 만에 끝났다. 경기 가평은 승용·화물차 지원 물량의 부분 마감을, 양평은 국비 조기 소진을 이유로 승용·화물 전기차 보급사업 마감을 안내했다. 대구 역시 현재 승용·화물 물량이 마감된 상태다.

7월부터 정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BYD의 경우 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8월 순수 전기차 신규 등록(2502대)이 10.3% 감소했다. 정부가 7월부터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여파도 감지됐다. 돌핀과 씨라이언7, 아토3가 모두 전월보다 줄었다. 전체 등록은 3002대로 5.5% 늘었지만, 이는 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씨라이언6 DM-i가 500대 판매된 영향이 컸다.

유가 안정도 전기차 구매를 둘러싼 변수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첫째주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ℓ)당 1860.2원으로 16주 연속 하락했다. 고유가가 이어졌던 상반기보다 전기차의 운행비 절감 효과가 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전기차의 숨고르기는 주요 지자체 보조금 소진과 함께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대폭 확대했지만 실제 집행되기까지 구매 희망자도 출고 시점을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의 전기차 판매 조정이 전기차 수요 가 정체하는 이른바 ‘캐즘’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고 완성·수입차도 이에 호응해 전기차 신모델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7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전기차 보급 예산을 올해 1조 6114억원에서 2조 1403억원으로 32.8% 확대했다. 보급대수 기준 30만대에서 43만대로 지원 대상이 확대됐다. BYD처럼 정부 보조금 없이 판매되는 전기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전기차 판매량이 연 50만대 규모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네시스가 지난달 공개한 대형 SUV 전기차 ‘GV90’도 이르면 연내 출시 예정이고, 기아 역시 EV4~6, 9와 PV5로 전기차 라인업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달 주춤했지만 전년대비로는 29.3%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구조적 수요 위축이라기보단 정책 영향에 따른 일시적 숨고르기의 성격”이라고 말했다.

EV6. (사진=기아)
EV6.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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