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관련 대기업들의 거점 역할을 해 온 텍사스주 댈러스가 거대 금융사들을 속속 유치하면서 뉴욕의 금융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최근 전했다. 텍사스가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소송금지법 등 화끈한 친기업 정책에 힘입어 ‘미국 500대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으로 우뚝선 데 이어 이번엔 댈러스가 최대 금융 허브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댈러스의 금융 수도 구상은 엉뚱한 꿈이 아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20년 2월 이후 이 지역의 금융업 일자리는 23.2% 급증했다. 같은 기간 6% 증가에 그친 뉴욕의 약 4배와 맞먹는다. 지난 6월 기준 댈러스의 금융·보험·부동산 업종 종사자는 31만 7000명으로 전체 고용의 10.1%를 차지해 이 역시 뉴욕(9.9%)를 앞질렀다. 구체적 사례도 수두룩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댈러스에 새 건물을 짓고 있으며 여기에는 지난달 문을 연 텍사스증권거래소(TXSE)가 입주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도 5000 명 이상을 수용할 공간을 조성 중이고, 웰스파고는 지난해 댈러스 공항 인근에 사무실을 열었다. 투자은행 JP모간 체이스는 이미 약 1만 8500 명의 인력을 배치 중이다. 제2의 월스트리트로 떠오르고 있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댈러스의 인기 배경에는 인재 확보 외에 주거, 교통, 치안 및 세제 등 각종 인프라가 복합적인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관료들의 자세다. 에릭 존슨 댈러스 시장은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에 “댈러스는 경찰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기업을 파트너로 소중히 여기며, 자유시장을 수용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지켜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귀가 솔깃해지고도 남을 친기업 러브콜이다.
댈러스의 꿈이 어떤 열매를 맺을 지는 점치기 이르다. 그러나 미 언론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의 과도한 규제와 고율 과세에 피로감을 느낀 기업인들에게 존슨 시장의 친기업·친시장 메시지가 상당한 흡인력이 됐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는 댈러스를 ‘사회주의로부터의 피난처 도시’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기업을 장식품 정도로 생각하는 일부 한국의 지자체장들에 존슨 시장의 사고와 행보가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