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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리스크에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지면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일어났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은 한국과 미국 반도체주 동반 약세에 따른 투자심리 훼손의 연쇄 작용과 반도체 수급 악화 속 레버리지 투자 청산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며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대이란 해상 봉쇄 가능성으로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재차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5.78배(13일 기준)까지 하락,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권에 진입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저점(6.27배)을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가 제헌절 연휴를 지나는 동안, 미국 증시도 AI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77% 하락한 5만2146.4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01% 내린 7457.6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0% 떨어진 2만5520.24를 기록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사상 최고치 대비 20% 넘게 떨어지며 기술적 약세장(베어마켓)에 공식 진입했다.
다만 아직 우려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물가와 반도체 실적을 감안하면, 최근 급락은 펀더멘털의 변화보다 기술·수급적 충격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CPI(소비자물가지수)와 PPI(생산자물가지수) 모두 예상치를 하회하며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AI 데이터센터 Capex(자본지출)의 조달비용 부담을 낮췄다”며 “TSMC는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ASML도 실적과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하며 AI 로직·메모리 증설 수요와 장비 병목을 재확인했다”고 짚었다.
결과적으로, 향후 주가 반등의 관건은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가능성 여부에 있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타이트한 매크로 환경 속, 시장은 이번 실적시즌에서 빅테크들의 자금조달 여력과 AI 투자 지속 가능성을 다시 확인하려는 국면”이라며 “클라우드 성장, AI 수익화, 비용 효율화가 동반된 Capex 상향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증권가는 오는 22일(현지시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2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한다. 알파벳을 기점으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 계획 발표가 반도체 업종 주가의 방향성을 정할 핵심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테슬라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달 말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조정의 원인은 AI Capex에 대한 의구심과 메모리 이익 증가세를 둘러싼 논란”이라며 “알파벳을 필두로 한 Capex 가이던스가 핵심이며,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AI Capex 지속성이 확인되면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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