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녹십자(006280)는 지난달 26일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IVIG-SN 10%)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했다. 이미 지난해 5월 1차 면역결핍증을 적응증으로 한 미국 3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임상시험에서는 FDA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 변수를 만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의약품의 통상 60일 간의 예비심사, 그 이후 10개월 내 품목 허가 심사를 통해 FDA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신청 결과는 1분기 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허가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GC녹십자는 내년 중 GC5107 판매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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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의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 도전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FDA에 ‘IVIG-SN 5%’ 허가를 신청했지만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걸쳐 제조공정 관련 자료 보완을 지적받으며 허가가 지연됐다. GC녹십자는 전략을 변경해 면역글로불린 제제인 IVIG-SN 10%를 통해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그 뒤를 이어 5% 제품 허가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약 81억 달러(약 9조원)에 달하고, 최근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로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은 다케다, CSL베링, 그리폴스 등이 시장점유율 50~60%를 차지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녹십자가 FDA 허가를 받아 판매를 시작하면 10년 내에 약 5%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최대 점유율 10%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FDA의 인허가를 받으면 관련 매출은 두 자릿수 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IVIG-SN 제품은 현재 브라질 등 30여개국에 수출돼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내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인허가 받는 첫해에는 100~160억원대 매출 증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충북 오창공장에서 상업용 제제 생산이 본격화되는 해에는 이보다 5~6배 증가한 매출도 예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녹십자 매출의 약 35%를 차지하는 혈액제제 매출도 지난해 4184억원 수준이었으나 5000억~6000억대원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5% 허가 신청 때 FDA가 어느 정도의 자료를 보완했고 녹십자는 이번 10%의 신청을 하면서 FDA와 어느 정도 소통을 했을지가 허가의 관건”이라면서 “허가를 받고 생산에 들어가면 혈액원을 공급하고 혈액제제를 생산하던 북미 법인 매각도 점유율 확대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에게 IVIG 북미 시장 진출은 오랜 숙원이었다”면서 “허가 시 GC목암을 통해 판매를 할 예정이라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인 사업 성장 기대감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