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포드는 6세대 익스플로러를 출시했다. 신차로 그동한 부진했던 판매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예상은 빗나갔다. 판매는 생각보다 순조롭지 않았다. 익스플로러가 3년 연속 수입 SUV 판매 1위를 기록했던 2017년, 2018년, 2019년과 시장이 달라졌다.
포드코리아는 2015년 1만대 판매를 돌파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지난해 연발부터 불거졌다. 익스플로러 판매는 곧 포드코리아의 판매량과 직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신차가 나왔는데 제대로 후광을 누리지 못하고 4개월에 접어들면서 판매가 급락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된 올해 3월부터는 판매가 심각할 정도로 악화됐다. 1월에는 개소세가 복원됐지만 지원은 계속돼 721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537대) 대비 성장을 기록했다. 2월에는 354대로 지난해 동기(343대)와 비슷한 판매를 기록하며 추락을 알렸다. 지난 3월에는 개소세 인하 조치가 있었지만 고작 445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동월(582대)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익스플로러의 가장 큰 약점은 비싼 가격이다. 현대 팰리세이드 3397만원, 쉐보레 트래버스는 4447만원부터 시작하는 반면 6세대 포드 익스플로러는 5920만원 단일트림이다. 팰리세이드와 트래버스의 풀옵션(각각 4792만원, 5457만원)보다도 10% 이상 비싸다. 6세대 익스플로러가 받을 수 있는 300만원의 할인을 적용해도 5620만원이다.
익스플로러는 개별소비세 할인 혜택이 종료되는 7월부터는 6090만원으로 환원된다.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인 6천만원을 넘게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부진에 빠진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올해부터 개소세율을 5%에서 1.5%까지 낮췄다. 만약 6월 이후 차량을 출고 받는다면 6천만원이 넘는 익스플로러를 구매하게 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포드코리아는 6세대 익스플로러에 후진제동보조장치가 빠진 것을 뒤늦게 발견해 지난해 12월 9일까지 익스플로러를 계약한 소비자에 한해 5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한 바 있다. 대상 고객은 700여명에 달했다. 12월 10일 이후 익스플로러를 계약한 고객에겐 별도의 보상책이 전무했다.
익스플로러의 가장 큰 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포드코리아가 살아남기 위해선 공격적인 할인 정책이 필요하다. 대중차가 6천만원이 넘는다는 것에 쉽사리 납득해 줄 소비자는 많지 않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야한다. 기다리면 익스플로러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머지 않아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