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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급증…1~2월 서비스수지 적자 '사상 최대'(상보)

김정남 기자I 2017.04.05 08:00:12

한국은행, 올해 2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2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8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3월 이후 60개월째 ‘사상 최장’ 흑자 행진이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 등을 사고 팔아 벌어들인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를 말한다. 2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출과 상품수입의 증가율이 모두 두자릿수 증가율을 증가하면서 그 질(質)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서비스수지다. 그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해외 출국자 수가 대폭 늘면서 올해 1~2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올해 2월 국제수지(잠정) 결과를 보면, 2월 경상수지는 8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52억8000만달러) 대비 흑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2월 상품수지의 흑자 규모는 105억5000만달러다. 지난 1월(78억1000만달러)보다 27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수출(441억1000만달러→446억3000만달러)은 전월 대비 증가한 반면 수입(362억9000만달러→340억8000만달러)은 다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2월 상품수출(23.0%↑)과 상품수입(20.2%↑)은 각각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4개월째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급증하면서 상품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것은 과거 ‘불황형 흑자’ 논란이 있던 때와 비교하면 긍정적이라는 관측이다.

수출은 완연한 반등세다. 반도체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2월 통관기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7% 증가했다. 유가 상승 덕에 석유제품(72.6%)도 호조세다. 2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평균 54.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29.6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2월 수입도 증가했다. 역시 눈에 띄는 건 반도체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을 포함한 기계류·정밀기기의 수입이 30.5% 급증했다.

다만 서비스수지의 사정은 확연히 다르다. 2월 적자 폭은 22억3000만달러. 올해 1~2월 통틀어서는 55억9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적자 폭도 최대였는데 그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여행수지 적자(11억7000만달러)가 특히 두드러진다. 이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출국한 우리 국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월 해외 출국자 수는 223만명으로 역대 두 번째였다. 역대 최대치였던 1월(234만명)의 흐름이 계속된 것이다. 이정용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온라인을 통한 호텔과 항공 예약이 간편해지고 저가항공도 늘어나면서 해외여행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행수지는 3월 들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입국자 수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줄었던 탓이다. 2월의 경우 중국인 입국자 수가 여행수지 적자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었다.

중국의 본격적인 사드 보복이 시작된 지난달 15일 오전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찼던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활기를 잃은 채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운업 부진 탓에 운송수지의 적자 폭도 더 커졌다. 2월 적자 폭은 7억9000만달러로 1월(5억7000만달러)보다 2억2000만달러 확대됐다.

이외에 본원소득수지는 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배당 지급이 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8억3000만달러) 대비 약간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5000만달러 적자였다.

2월 금융계정은 92억1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이 중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49억5000만달러 증가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75억5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66억8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이외에 2월 파생금융상품은 15억8000만달러 감소를 기록했다. 준비자산은 1억5000만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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