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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종합감기약 시장 규모는 1800억원으로 지속 성장세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불경기 탓에 단순 감기로 병원을 가는 것을 꺼리거나 업무 때문에 병원에 갈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며 “증상에 따라 감기약이 세분화되고 제형이 바뀌는 등 편의성이 높아진 것도 감기약 시장이 커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두루두루’에서 ‘코면 코, 목이면 목 확실히’로
종합감기약은 기침·가래·콧물·코막힘·열·진통 등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다.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에 콧물을 없애는 항히스타민, 막힌 코를 뚫어주는 수도에페드린, 기관지를 확장해 기침을 줄이는 덱스트로메토르판, 가래를 없애는 구아이페네신에 면역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각종 비타민이나 각성효과를 내는 카페인이 섞여 있는 형태다. 그래서 입과 코가 바짝바짝 마르거나 시도때도 없이 졸리거나 심하면 구토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종합감기약 외에 목감기용과 코감기용으로 구분해 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JW중외제약(001060)은 종합감기약인 화콜을 화콜C콜드(종합감기약), 화콜C노즈(콧물감기약), 화콜C코프(기침감기약) 등 3가지 제품으로 늘렸다. 대웅제약(069620)도 씨콜드플러스(종합감기약), 씨콜드플러스노즈(코감기약), 씨콜드플러스코프(목감기약)으로 세분화했다. 약효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려는 의도다.
콧물감기약 성분인 항히스타민은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어 민감한 사람은 낮에 먹으면 온종일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감기약을 먹고 밤에 잠을 못 잔다. 대웅제약의 씨콜드플러스 3종류를 비롯해 유유제약(000220)의 유에츄데이앤나이트는 주간용과 야간용이 구분돼 있고, 한미약품의 써스펜은 ‘써스펜 데이’와 ‘써스펜 나이트’로 처음부터 각각 나눠 출시했다. 한미약품(128940) 관계자는 “감기환자의 상황에 따라 약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며 “감기약을 먹고 졸음 때문에 업무 능률이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인 것”이라고 말했다.
◇목·코에 뿌리고 녹여 먹고 물 없이 짜 먹고
알약, 물약이 전부였던 감기약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것도 최근의 특징이다. 콧물, 코감기, 코막힘에 약을 코에 직접 분사하는 나잘스프레이가 인기다. 코 점막의 혈관을 수축시켜 코막힘을 줄이는데, 국내 1위인 오트리빈(GSK)의 경우 연매출이 100억원에 이른다. 화이투벤(다케다), 코앤쿨(한미약품), 시원타조아(조아제약) 등 경쟁품이 있다. GSK 관계자는 “먹는 약에 비해 뿌리면 2분 이내에 바로 효과가 나오고 12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며 “코감기 외에도 비염으로 코가 막힐 때에도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스프레이 적용 범위도 코에서 목으로 늘어났다. 먼디파마는 소독약 성분인 요오드의 농도를 낮춰 목에 뿌리는 ‘베타딘 인후스프레이’를 선보였다. 이 약은 인후(咽喉. 입과 식도 사이)에 있는 감기유발 바이러스를 없앤다. 먼디파마 외에도 한미약품(목앤), 대웅제약(모겐쿨), 현대약품(시노카) 등에서도 인후스프레이를 출시했다.
2008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마시는 차(茶) 형태의 감기약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1위인 테라플루(GSK)는 국내에서 20억~30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고, 종근당은 주간용, 야간용, 코감기용, 목감기용 등 4 종류의 차형 감기약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대원제약은 물 없이 짜 먹는 형태의 감기약인 ‘콜대원’ 을 선보였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포장이 스틱형이라 휴대가 편하고 물이 필요 없어 간편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