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당동에 사는 김모(65)씨는 요즘 삶의 낙이 없다. 대기업을 다니다 60세에 퇴직한 그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퇴직금을 다 날려 버렸다. 생활비라도 벌고자 아파트 경비를 했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만뒀다. 일이 손에 잘 익히지도 않고, 주민들 민원에 시달리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했다. 수입이 없다보니 친구들도 만나는 것도 꺼려진다. 하릴없이 집에서 TV를 보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준비 안 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지만 고령자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 4명중 3명은 삶에 만족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가운데 자신의 삶에 만족(매우 만족+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의 25.6%에 그쳤다. 이는 65세 미만 인구 만족도(35.4%)에 견줘 9.8% 포인트 낮은 수치다. 게다가 불만족도는 25.0%로 65세 미만 인구(19.6%)보다 5.4% 포인트 높다. ‘그냥 그렇다’는 49.4%였다.
고령자 중에서도 성별, 학력 등에 따라 삶의 만족도는 달랐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저학력자보다는 고학력자가 보다 만족한 삶을 살고 있었다. 남성의 26.6%가 삶을 만족하는 데 반해 여성은 24.9%만 만족했다. 대졸 이상은 43.5%가 삶에 대해 만족했고, 고졸 이상은 29.8%, 중졸은 25.4%, 초졸은 21.2%로 학력이 낮아지면서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을 하고 있고,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취업자의 28.5%가 삶을 만족하는 데 반해 미취업자는 24.4%만 삶을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 27.4%가 ‘만족하고 있다’고 느꼈지만, 없는 경우에는 22.8%만 삶을 만족했다.
오래 산 부부일수록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들 가운데 절반을 갓 넘긴 58.5%만이 배우자와의 관계를 ‘만족’했다. 이는 전체(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한 자) 응답자 중 ‘만족(65.2%)’이라고 답한 비율보다 낮은 수치다. 노인 부부끼리의 만족도가 오히려 청년, 중년층 부부보다 낮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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