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28일 열렸다.
현장검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있는 피의자 정모(29)씨의 모친 김모(58)씨의 집에서 이뤄졌다.
정씨는 운동복 차림에 모자를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현장에서 범행을 재연했다.
경찰은 정씨가 김씨와 형(32)의 시신을 차량에 싣는 모습을 공개했다. 집 내부 현장검증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집 안에서 자고 있던 김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형을 불러 수면제를 탄 맥주를 마시게 하고 목 졸라 살해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이어 형의 시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 훼손한 뒤 여행가방에 넣는 모습을 재연했다.
정씨는 경찰의 질문에 순순히 답변하며 담담하게 범행의 정황을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인근 주민들은 우산을 쓰고 현장 검증을 지켜봤다.
인근 주민 강모(46)씨는 “이곳에서 12년을 살면서 이런 장면은 처음 봤다. 조용한 동네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심기가 불편하다”며 혀를 찼다.
다른 주민 이모(38·여)씨는 “정씨 가족 간의 불화설이 주민들 입에 오르내리며 동네가 흉흉해졌다”며 “이곳은 인근에 대학교가 있어 활기가 넘쳤는데 요즘은 썰렁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정씨에게 범행 동기와 심경을 묻자, 정씨는 “죄송합니다”라고 3차례 말하고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경찰은 이날 정씨를 오는 10월 1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씨는 지난달 13일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있는 모친 김모(58·여)씨의 집에서 김씨와 형(32)을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와 형은 인천에서 실종됐다가 각각 23일 강원 정선, 24일 경북 울진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