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바다도 '황금노을'에 멈춰서다, 태국 카오락

강경록 기자I 2013.05.08 10:05:17

세계 10대 다이빙 포인트 시밀란, 11월부터 4월까지 개방
도시전체 국립공원 지정…때묻지 않은 자연 만날 수 있어
하나투어, 카오락 투어 요금제 '올인클루시브' 판매 중

태국 카오락 해변에서 바라본 일몰. 카오락은 천혜의 해변을 가진 휴양지로 푸켓보다 조용하고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태국 카오락은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다와 하늘이 하나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이번 여행지는 태국의 카오락입니다. 푸켓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카오락은 유럽 관광객들에게 매우 사랑받고 있는 지역입니다. 푸켓보다 덜 알려진 탓에 조용하고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신(神)으로 부터 축복받은 땅입니다. 이 아름다움을 신 조차도 시기를 느꼈던 것일까요. 몇해 전, 예기치 않은 쓰나미로 인해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매스컴에선 유명 휴양지였던 푸켓을 집중보도한 탓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상은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 바로 카오락이기도 합니다. 지난 1월 개봉했던 영화 ‘더 임파서블(The Impossible)’의 실제 배경이 된 곳이라고 설명하면 실감이 나는지요. 단 10분만에 모든 것을 앗아간 쓰나미는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이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세월은 강산도, 사람도 변하게 했습니다. 카오락은 수년간의 복구와 복원 작업 끝에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이제 카오락에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 그리고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밤하늘의 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화로움 그 자체 입니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서 그런걸까요.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다 보면 카오락이 가진 깊은 상처를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여행객들이 JW메리어트 카오락 해변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있다.


▲쓰나미의 아픔 이겨낸 해변도시, 카오락

태국의 푸켓 북부 팡아주의 해변도시 카오락은 지난 2004년 발생한 쓰나미로 국내에 많이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닥친 재앙은 많은 사람들로 부터 소중한 이는 물론 카오락의 아름다웠던 마을과 자연도 앗아갔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충격은 말끔히 지워져 있었다. 쓰나미가 할퀴고 간 자리는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사람들의 얼굴에선 그 날의 고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들은 작은 희망이 불씨를 키워 카오락을 재건했다. 그렇게 카오락은 사람들의 발길을 다시 되돌렸다. 이제 다시 카오락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카오락은 시밀란 섬이 세계 10대 다이빙 포인트로 선정되면서 유명했던 곳이다. 쓰나미의 충격과 공포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진 지금 다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시밀란 군도는 푸켓에서 보자면 북서쪽으로 약 90㎞ 가량 떨어져 있는 군도다. 카오락에서는 약 뱃길로 1시간여 떨어져 있다. 카오락은 시밀란 섬을 가기엔 푸켓보다 더 가깝기에 여행객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시밀란 섬의 입도 할 수 있는 기간은 1년 중 6개월 뿐이다. 5월부터 11월까지는 정부에서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시밀란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우기가 겹쳐 여행객들이 가기에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시밀란 투어가 어렵다고 해도 카오락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다. 카오락은 전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여유와 모험을 즐기는 유럽여행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 중 하나일 정도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순백색의 해변에서 시간의 흐름을 잊고 여유를 즐기고 있는 여행객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정글로 이뤄진 국립공원이 병풍처럼 도시를 휘감고 있어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관광객이 빼놓지 않고 즐기는 것은 코끼리 트레킹과 급류 래프팅은 마치 영화 ‘인디아나 존스’처럼 미지를 탐험하는 듯 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시밀란 군도의 시밀란 섬. 항해하는 배를 닮았다고 해서 ‘세일링 록’이라고 하며,만화영화의 주인공 도널드 덕과 비슷해 ‘도널드 덕’이란 별명도 붙은 바위언덕이 보인다.
시밀란 섬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는 여행객들.


▲일년의 반만 공개돼 늘 환상을 간직한 섬, 시밀란

카오락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역시 시밀란 군도이다. 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바다를 지녀 태국 정부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세계 유명 다이버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중 하나라고 했겠는가. 말레이시아어로 ‘9’을 뜻하는 시밀란 섬은 말 그대로 9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0번째 섬과 11번째 섬이 발견되었다고 하지만 이름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시밀란은 철저한 보호가 이뤄지는 섬이다. 출발 전 부두에서부터 신을 벗어야만 입도가 허락된다. 시밀란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시밀란 섬까지는 스피드 보트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탑라무 부두에서 보트를 타고 1시간 반여를 달려야 만날 수 있다. 시밀란은 맑은 날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준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은백색의 해변은 햇볕이 도와주지 않으면 만나기 힘들다. 시밀란은 수려한 자연경관도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멋있지만 역시 바닷속 투어가 백미다. 수면 아래 펼쳐진 연산호 등의 바다생물이 별천지를 이룬다고 한다. 스노크링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뛰어들면 거북을 만져볼 수 있고, 다큐멘터리나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바닷 속 풍경에 넋이 빠질 정도라고 하지만 정작 이날 만큼은 그 아름다움에 빠질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아쉽게도 5월부터 11월까지 일반 관광객들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하니 앞으로 6개월 동안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JW메리어트 리조트는 아시아 최대 길이의 라군 수영장(3.5km)을 갖추고 있다.
르메르디앙 리조트의 풀빌라 전경


▲고급리조트에서 갖는 힐링의 여유

카오락으로의 여행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여유’다. 그 여유의 즐거움과 여행의 편안함을 만끽하려면 특급 리조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카오락의 여행은 리조트에서 시작하고 끝난다고 해도 무방하다. 끝이 보이지 않은 해변에서 선배드에 누워 있노라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길게 이어진 수평선은 여행객의 시간을 멈춰버린다. 새들의 지저귐 속에 상쾌한 아침을 맞고, 한 낮에는 여유롭게 해변가를 거닐다가, 수평선 넘어 붉게 물드는 석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카오락이다. JW메리어트카오락과 르메르디앙은 카오락의 대표적인 리조트다. 두 곳 중 어디를 선택해도 좋다. 다만 두 리조트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니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JW메리어트카오락의 장점은 ‘자연스러움’이다. 친구 혹은 연인끼리의 여행객들에게 잘 어울린다. 리조트 전체가 수영장으로 연결돼 있다. 아시아최대 규모인 3.5km의 길이를 자랑한다. 1층 객실 발코니에서 바로 수영장으로 뛰어들수 있게 설계돼 있다. 다른 객실과도 연결돼 있어 쉽게 친구를 만들 수 있다. 낯선 이들과 함께 어울려 파티를 즐길 수 있고 달빛이 그윽한 늦은 밤 홀로 조용히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반대로 르메르디앙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풀빌라가 갖춰져 있다.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나 신혼 여행객에게 잘 어울린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과 전용 키즈풀을 운영하고 있어 부모들도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

르메르디앙 리조트 내 수영장에서 투숙객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여행메모

하나투어는 카오락 여행객들을 위해 ‘올 인클루시브’ 요금제 상품을 내놓았다. 3박5일 기준으로 JW메리어크카오락은 104만9000원부터이고 르메르디앙은 99만9000원부터 가능하다. 골드카드 상품(114만원부터)도 있다. 이 상품은 적은 비용으로 아침부터 점심, 저녁까지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리조트 내에서만 머무를 계획이라면 이 상품을 추천한다.

JW메리어트리조트 정원
르메르디앙 리조트의 마스코트인 아기 코끼리 ‘난무앙’, 리조트 투숙객들에게 간혹 재주를 보여주기도 하고 사진도 함께 찍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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