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조정 나쁘지 않다..문제는 불균형"-FT

강남규 기자I 2006.06.02 10:14:22
[이데일리 강남규기자] “최근 글로벌 시장의 조정양상이 아니라 이면의 세계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주목하고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칼럼리스트인 새뮤얼 브리턴은 최근 글로벌 시장의 불안은 “나쁘지 않은 조정”이라고 지적한 뒤, 하지만 이면에는 세계경제의 불균형과 공조 시스템 부재가 도사리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가능성 때문에 주식시장이 내려앉고 있고, 달러 가치가 유로 등과 견주어 점점 하락하고 있으며, 최근 3년 사이에 두 배 이상 뛴 금값도 미끄러지고 있다. 급등한 원자재 가격들도 내리막길에 접어든 경향이 완연하다.

하지만 브리턴은 글로벌 시장이 이런 조정을 받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불균형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0)가 추정한 2007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7.5%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중국과 일본의 흑자는 GDP의 5.5~6%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은 이런 대외 교역상 불균형 문제 외에도 집값의 급락 가능성을 자국 경제의 중대한 위험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산품이 OECD 회원국에 밀려들어 인플레이션 압박을 줄여주었지만, 최근 급등한 석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흉물스런 고개를 다시 쳐들고 있다.

미국의 총저축이 최근 늘어나고 있지만, 이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때문이 아니라 집값 하락에 기인한다. 게다가 미국의 총저축 증가는 유럽과 개발도상국의 팽창정책 때문에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 주요 국가 협력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브리턴은 “세계 경제의 불균형 자체보다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기름 값이 배럴당 100달러 선에 오르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공급차질까지 빚어질 경우 세계 경제는 순식간에 1970년대처럼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로 접어들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힘든 게 지금의 상황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하지만, 지구촌에는 아직 ‘세계 금융정책 위원회’ 같은 기구가 없다. 개별 국가가 알아서 금융정책을 실시하고 책임을 일정 부분 공유한다는 선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우리는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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