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투자가 현실화하면 양측 관계가 경쟁사에서 주주와 피투자회사 관계로 바뀌는 만큼 기존 합의뿐 아니라 향후 공동사업 구조까지 경쟁법상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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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체코를 제외한 EU와 북미·영국·일본 등 주요 원전시장에서는 독자 입찰에 제한을 받고, 중동·동남아·중앙아시아 등에서는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 관계였던 두 기업이 원전 수출시장에서 사실상 사업권역을 나눈 구조다.
쟁점은 이러한 사업권역 제한이 EU 경쟁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느냐다. EU 기능조약(TFEU) 제101조는 경쟁사업자 간 시장이나 공급원을 나누는 합의 등을 경쟁제한 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해당 합의가 경쟁 제한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조사와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보하면 기존 합의를 둘러싼 경쟁법상 쟁점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지분 규모와 의결권 등에 따라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고, 미국 원전사업뿐 아니라 제3국 공동수출과 기술 활용, 해외시장 진출 등 양측의 협력 범위도 넓어질 수 있어서다.
반대로 지분 투자를 계기로 기존 해외사업 제한을 완화하거나 양측의 사업 구조를 재조정한다면 경쟁법상 부담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에 한국전력과 한수원 등 공기업보다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전과 한수원이 직접 지분을 보유할 경우 기존 사업관계와 지분관계가 맞물리지만, 민간기업이 투자 주체가 되면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한전과 한수원은 국내 신규 원전 건설에도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등 재무적 부담이 있어 민간기업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전과 한수원이 지분 투자에서 빠질 경우 기존 경쟁관계와 지분 투자 간 결합에 따른 경쟁법상 쟁점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뒤 대규모 손실을 떠안은 전례도 투자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다. 도시바는 2006년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인수했지만 미국 원전사업의 건설비용 증가와 사업 지연 등이 겹치면서 경영 부담이 커졌고, 이후 원전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며 2018년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유 교수는 “지분 확보에 따른 사업적 시너지뿐 아니라 웨스팅하우스의 잠재적 손실과 추가 자금 부담 등 투자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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