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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EU 경쟁법’ 위반 소지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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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6.09.29 04: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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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웨스팅하우스 ‘시장분할’ 합의 충돌 가능성
지분 투자 땐 EU 경쟁법 쟁점으로 번질수도
“도시바 사례처럼 투자 리스크도 면밀히 따져야”

[이데일리 정두리 김영환 기자] 한국 정부가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검토하면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기존 합의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양사가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사업권역을 나눈 것으로 알려진 합의가 유럽연합(EU) 경쟁법상 ‘시장분할’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지분 투자가 현실화하면 양측 관계가 경쟁사에서 주주와 피투자회사 관계로 바뀌는 만큼 기존 합의뿐 아니라 향후 공동사업 구조까지 경쟁법상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원전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웨스팅하우스 원전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28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원천기술과 수출 권한을 둘러싸고 2022년부터 법적 분쟁을 벌였다.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에 자사 원천기술이 포함돼 한수원의 독자 수출이 어렵다고 주장했고, 한수원은 자체 개발·국산화한 기술이라며 맞섰다. 양측은 지난해 1월 글로벌 합의를 맺고 분쟁을 종결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체코를 제외한 EU와 북미·영국·일본 등 주요 원전시장에서는 독자 입찰에 제한을 받고, 중동·동남아·중앙아시아 등에서는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 관계였던 두 기업이 원전 수출시장에서 사실상 사업권역을 나눈 구조다.

쟁점은 이러한 사업권역 제한이 EU 경쟁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느냐다. EU 기능조약(TFEU) 제101조는 경쟁사업자 간 시장이나 공급원을 나누는 합의 등을 경쟁제한 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해당 합의가 경쟁 제한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조사와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보하면 기존 합의를 둘러싼 경쟁법상 쟁점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지분 규모와 의결권 등에 따라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고, 미국 원전사업뿐 아니라 제3국 공동수출과 기술 활용, 해외시장 진출 등 양측의 협력 범위도 넓어질 수 있어서다.

반대로 지분 투자를 계기로 기존 해외사업 제한을 완화하거나 양측의 사업 구조를 재조정한다면 경쟁법상 부담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에 한국전력과 한수원 등 공기업보다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전과 한수원이 직접 지분을 보유할 경우 기존 사업관계와 지분관계가 맞물리지만, 민간기업이 투자 주체가 되면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한전과 한수원은 국내 신규 원전 건설에도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등 재무적 부담이 있어 민간기업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전과 한수원이 지분 투자에서 빠질 경우 기존 경쟁관계와 지분 투자 간 결합에 따른 경쟁법상 쟁점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뒤 대규모 손실을 떠안은 전례도 투자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다. 도시바는 2006년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인수했지만 미국 원전사업의 건설비용 증가와 사업 지연 등이 겹치면서 경영 부담이 커졌고, 이후 원전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며 2018년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유 교수는 “지분 확보에 따른 사업적 시너지뿐 아니라 웨스팅하우스의 잠재적 손실과 추가 자금 부담 등 투자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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