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처분단가는 3만7000원이다. 24일 종가(2만9050원) 대비 17%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신 회장이 총 759억원, 라데팡스가 506억원을 임 이사 측에 지급한다. 다만 당사자 간 상호 합의에 따라 해당 매매 계약은 해제될 수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은 임 이사의 상속세 재원 마련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서 임 이사는 지난 4~5일과 6일과 10일 등 4거래일에 걸쳐 한미사이언스 주식 45만6559주를 장내매도해 140억원을 현금화했다. 하지만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주식담보대출 상환과 상속세 납부를 위해 추가 자금이 부족했던 상황이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은 벌써 1년 가량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이 라데팡스에 지분 일부를 넘기려다 무산된 후 올해 1월 모녀 측이 OCI그룹에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3월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형제 측이 승리하면서 승기가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모녀 측이 신동국 회장과 라데팡스에 지분을 넘기며 상속세 재원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형제 측은 뚜렷한 우군을 확보하지 못 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는 지분 14.97%를 보유한 신 회장으로, 임 부회장(9.15%)과 송 회장(4.99%), 라데팡스(5.03%) 등 특수관계자 지분은 49.42%에 달하는 반면 형제 측 지분은 26.86%에 그친다. 결국 상속세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시장에선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지분 매각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앞서 임 대표는 지난달 15일 주식 105만주를 글로벌 헤지펀드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매도했는데, 이후 라데팡스가 글로벌 헤지펀드로부터 주식 95만주를 사들이며 사실상 임 대표 매도 지분이 라데팡스로 흘러가는 구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