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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할당 세를 2025년 말까지 2년 연장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할당관세는 일정 수량까진 수입품에 저관세·무관세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번에 연장된 할당관세를 통해 유럽연합(EU) 역내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은 연간 330만톤, 알루미늄은 38만4000톤까지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미국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1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EU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위스키와 청바지, 오토바이 등에 고율 관세를 매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1년 할당 관세 제도를 통해 이 같은 갈등을 풀어냈다.
할당관세 일몰을 앞두고 EU에선 관세를 아예 없애주길 바랐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할당관세 일몰을 2년 늦추는 선에서 해법을 찾았다.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관세 자체를 없앤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노조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무역정책을 공격하며 정권을 되찾아오면 다른 나라에 더 가혹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미 무역대표부 측은 이번 결정에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노동자·노조 친화적인 대통령이다”며 “우리는 노동자 권익을 지키기 위해 기존 무역협정을 시행하면서 파트너(국가)들과 새롭고 혁신적인 협정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EU에선 실망감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고율 관세가 부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루퍼트 슐레겔밀치 EU 집행위원회 통상국장은 “관세를 매기는 게 없애는 것보다 훨씬 쉽다”며 “관세는 매우 민감한 정책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