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22서 개인전 ''관계'' 연 작가 이순심
10여년 전 한 바위서 느낀 전율로 시작
인간건물처럼 우뚝솟은 기암 찾아다녀
각기 다른 두 장소서 촬영해 연결하고
시공간 초월한 ''우주적 관계''로 만들어
| 이순심 ‘관계 #019’(Connection #019·2023), 캔버스에 디지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63×120㎝(사진=스페이스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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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웅장한 바위기둥 두 개가 거대한 문으로 버티고 섰다. 세월도 거스를 수 없을 무게로 하늘을 열고 하늘을 닫는다. 구름을 깨우고 바다를 재운다. 가히 자연이 벌인 ‘위압적인 사건’이 아닌가. 이 비밀스러운 광경을 포착한 이는 사진작가 이순심(65)이다.
발단은 10여년 전 어느 바위 앞에서였단다. “그날 그 바위에서 느낀 오묘한 에너지로 인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고 했다. 이후론 “인간이 만든 건물처럼 우뚝우뚝 솟은 바위”를 촬영하러 다녔다는데. 백령·변산·신안·거제·제주 등 가파른 해안선만 골라 말이다. 그저 ‘기괴한 아름다움’만 좇은 건 아니었나 보다. 시간과 역사를 켜켜이 짊어진 이 무지막지한 흔적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우주적 관계’가 보였다니까.
관건은 이 관계를 어떻게 내보일 건가에 달렸을 터. 작가는 각기 다른 두 장소에서 촬영한 장면을 연결해 범상치 않은 그 ‘관계’를 모두의 눈앞에 데려다 놓기로 했다. ‘관계 #019’(Connection #019·2023)는 바위·구름·바다가 꾸린 묘한 ‘커넥션’에 작가의 의식을 녹여낸 연작 중 한 점이다.
지난 10여년 간 마음만 바빴던 결과물을 기어이 집약했단다. 언제부턴가 작가 대신 갤러리스트(갤러리나우 대표)로 역할이 뒤바뀌며 계속 미뤄둔 부담스러운 숙제였을 테지만 “갤러리를 운영하며 생긴 더 큰 안목이 만들어낸 작업”이라고 했다. 마침내 먹먹한 관계에 가닿은 거다. 그게 우주든 자연이든 사람이든.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스페이스22서 여는 개인전 ‘관계-시공을 넘나드는 관계항’(Connection: Transcending Timespace Relationships)에서 볼 수 있다.
| 이순심 ‘관계 #003’(Connection #003·2023), 캔버스에 디지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50×150㎝(사진=스페이스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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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심 ‘관계 #014’(Connection #014·2023), 캔버스에 디지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50×150㎝(사진=스페이스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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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심 ‘관계 #007’(Connection #007·2023), 캔버스에 디지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20×120㎝(사진=스페이스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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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심 ‘관계 #002’(Connection #002·2023), 캔버스에 디지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20×90㎝(사진=스페이스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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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심 ‘관계 #017’(Connection #017·2023), 캔버스에 디지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20×90㎝(사진=스페이스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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