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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성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협회 사무실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배터리 기업이 중국·일본과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투자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정책 금융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협회 차원에서 유관기관과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천문학적인 투자금 조달이다. 미국·유럽 등 현지 공장 세우기 위해선 조(兆) 단위의 막대한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 수혈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이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배터리·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해도 해당 세액공제분만큼 현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감세 기준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세액공제액 자체가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오게 되고 기업은 이 재원을 기술·인력·시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다. 협회는 올 하반기 해당 법안 입법을 총력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한다. 강석기 연구지원실 실장은 “차세대 배터리 R&D 사업은 총 규모 1700억원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육상뿐 아니라 해상, 항공 분야까지 리튬이차전지가 쓰일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는 10월 제주도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와 함께 ‘배터리 정부 R&D 개발자 포럼’을 열고 폐배터리 재활용 등 순환 경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방침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인력 양성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한국 배터리 아카데미’를 출범하고 내년 교육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강 실장은 “국내 배터리 R&D 인력은 약 8000명으로 중국 업체인 CATL의 1만3000여명에 비해 적다”며 “배터리 인력 양성 종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산업계 수요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현장 인력을 적시에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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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배터리 부품 해외우려집단(FEOC) 적용에 대해선 우리 기업들이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현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IRA 백서에서 중국·러시아·이란 등을 FEOC로 지정했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발표 전이다. FEOC에서 핵심 광물이나 배터리 부품을 조달받으면 2025년부터는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박 부회장은 “FEOC가 구체화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각 기업의 경영 목표에 따라 계획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중국과 공급망 구축이 불가피하다면 우선 협력을 진행하고 추후 구체화하는 FEOC 가이드에 따라 리스크를 관리하는 등 실용적이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한일관계 화해무드 조성을 계기로 일본 경제단체와의 교류는 확대한다는 기조다. 박 부회장은 “미국의 IRA나 유럽연합(EU)의 각종 배터리 규제에 대한 한·일 양국의 입장이 유사한 점, 실제 미국에서 한국기업과 일본기업 간의 합작 투자가 진행되는 점, 핵심 광물 등 공급망에 대한 협력 수요가 큰 점을 감안해 향후 어떤 형태로든 상호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하반기 일본 배터리협회와 협력 강화를 위한 미팅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협회는 내년 하반기 미국·유럽·일본과 국제배터리포럼(IBF)을 출범한다. 이 포럼은 기존 4개국 배터리협회가 모여 규제와 표준, 인증 등을 논의하던 세계이차전지규제포럼(WRBRF) 안건을 업계 전반으로 확대한 개념이다. 올해 WRBRF 행사는 내달 초 스페인에서 개최된다. 우리는 호스팅 국가로서 배터리산업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국제공조 활동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