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증권·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처음처럼 새로’의 올해 1분기 소주 시장 점유율은 7% 수준이다. 늘 마시던 것을 찾는 소비자 특성이 강한 주류 시장에서 점유율 빼앗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시 6개월여 만에 7%의 점유율은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새로에 힘입어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1분기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20%대인 20.4%로 추산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새로의 돌풍에 주목하며 내년께 20%대 돌입을 예상했지만 제로슈거의 열기와 경쟁사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성장세가 빠른 것으로 해석했다.
주류업계에선 새로의 점유율 중 4% 가량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에서 빼앗아 온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나머지 2%는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과 카니발라이제이션(자사 내 기존 제품 점유율을 신제품이 빼앗는 현상), 1% 가량은 기타 브랜드의 점유율을 빼앗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미 올해 1분기 양 사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매출은 3173억원으로 전년동기(3020억원) 대비 5.1%(153억원) 증가했지만 롯데칠성은 같은 기간 25.2%(206억원) 증가한 10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새로가 식당과 주점 등 유흥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입점률을 더욱 높인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실제로 새로는 지난해 월 평균 판매량이 1000만병 안팎에서 올 들어 2000만병으로 늘어나면서 누적 판매량 1억병 돌파도 당초 예상했던 6월보다 2개월 앞당긴 지난달 달성한 마당이다.
◇‘진로이즈백’ 편의점서도 고전
소비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국내 주요 편의점에서도 진로이즈백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5월 소주 판매 추이를 살펴본 결과 A·B 편의점의 진로이즈백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0% 안팎으로 감소했다. C편의점의 경우 4월 중 진로이즈백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무려 18%나 줄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 이후 4~5월은 피크닉 등 야외활동이 크게 늘어나며 술 소비가 늘고 있는데 특히 5월은 4년 만에 대학 축제 시즌이 돌아오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소주 수요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런 상황에 진로이즈백의 판매량 감소는 아무래도 제로슈거 소주 시장 경쟁자인 새로 영향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무학이 지난 2019년 ‘과당제로 좋은데이’를 선보인 직후인 2020년부터 제로슈거 소주 출시를 검토했다. 반면 오히려 롯데칠성은 하이트진로보다 뒤늦은 2021년 7월부터 제로슈거 소주를 준비했다. 사실상 하이트진로가 적기를 놓친 실수를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진로이즈백을 제로슈거 제품으로 리뉴얼 출시하는 과정에서 하이트진로의 마케팅이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리뉴얼 제품을 출시한 지난 2월 부산 지역 일부 식당과 주점에서 리뉴얼 이전 제품에 제로슈거로 표기된 새 라벨을 덧붙였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7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최근에는 진로이즈백 후면 식품표시사항 라벨 위에 파란색의 ‘제로슈거’ 문구를 넣었다가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어 이를 빼기로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