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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사+매미’급 태풍 힌남노…'폭우·강풍' 한반도 뒤덮는다

김경은 기자I 2022.09.04 16:37:17

슈퍼태풍 가운데 가장 북측서 발생
이동경로마다 고수온역 지나며 강도키워
한반도 크기만한 축구공 전국 덮을 것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태풍 힌남노는 중심기압 920hPa 이하의 슈퍼태풍 가운데 아열대 바다가 아닌 북위 25도 이북에서 발생한 첫 태풍이며, 진로도 변칙적이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 가운데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역대급 태풍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2년 태풍 루사의 강수량과 2003년 매미급 폭풍의 위력을 동시에 지닌 역대급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반도 가까운 곳에서 발달하고 고수온역 골라 지나

4일 기상청에 따르면 1977년 이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 가운데 힌남노는 최성기 기준으로 보면 중심기압 915hPa, 55㎧로 역대 8번째 수준이다.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발달했던 태풍은 최성기 기준으로 1982년의 제10호 태풍 ‘베스’다. 중심기압 90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64㎧까지 발달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 상륙해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2003년 태풍 ‘매미’(최성기의 중심기압 910hPa, 54㎧)와 비교해도 힌남노는 이에 못미친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도가 세진다.

그럼에도 매미급 이상의 위력으로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힌남노의 발생 지점이 우리나라에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것이 우선 꼽힌다. 기상관측 사상 아열대성 해양이 아닌 북위 25도선 이북의 바다에서 슈퍼태풍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 힌남노는 이동할 때마다 고수온역을 따라 지나고 있다. 대만 해상에서 정체하는 동안엔 용승에 의해 세력이 약화했지만, 다시 열용량이 풍부한 해수역을 지나며 5일 오전 다시 중심기압이 920hPa의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경로도 독특하다. 보통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경우 포물선을 그리며 북상하는 것에 반해 서진하다 대만 해상에서 남쪽으로 진로를 바꾼 뒤 정체하며 북상하는 경로다.

함동주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은 “서태평양의 수온이 평소보다 1~2도 가량 높은 상황에서 양측 고기압 기단 사이에서 저기압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며 발생한 태풍”이라며 “서태평양 북측에서 생성된 점과 과거 태풍과 다른 이례적 경로 등에서 매우 변칙적인 태풍”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보다 큰 축구공이 온다”…‘루사+매미’급 태풍

힌남노의 강도는 물론 태풍의 크기가 한반도 전체를 덮을 만큼 큰 점도 특징적이다. 상륙 지점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많은 강수가 예상된다.

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의 상륙 지점은 점으로 표시되지만, 힌남노는 한반도 만한 축구공이 덮치는 것과 같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힌남노가 상륙하는 6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시간당 50~100㎜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본격 상륙 직전인 5일 강한 비구름대가 만들어지며 수도권과 강원영서중북부, 충남북부는 ‘시간당 50~100㎜’의 많은 비가 쏟아지겠다.

누적 강수량은 전국이 6일까지 100~3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특히 많이 내리는 곳은 제주도산지 600㎜ 이상, 경기북부, 강원영서북부, 남해안, 경상권동해안, 제주도, 지리산 부근, 울릉도·독도 등으로 이 지역은 400㎜ 이상의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미 제주 한라산 일대는 2일부터 4일 오후 4시까지 315㎜의 비가 내렸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이렇게 낮은 중심기압을 가진 태풍은 처음이기 때문에 예상범위 이상의 피해 발생도 우려된다”며 “예보 범위가 최솟값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측 사상 역대 가장 많은 일최대강수량을 기록했던 태풍은 2002년 ‘루사’로 강릉에 하루새 870.5㎜의 비가 내렸다. 가장 거센 강도로 비가 내렸던 태풍은 2016년 태풍 ‘차바’로 양산에 시간당 119.5㎜의 비가 쏟아졌다.

강풍의 강도는 순간최대풍속 60.0㎧를 기록했던 2003년 태풍 ‘매미’에 버금갈 전망이다. 5일 밤부터 6일 순간최대풍속은 제주도, 전남남해안, 경남권 해안 40~60㎧, 경북동해안, 강원영동, 전남서해안 30~40㎧, 그 밖의 남부지방, 충청권 20~30㎧, 수도권, 강원영서 15~20㎧다.

초속 15m에서는 건물의 간판이 날아갈 수 있고, 30㎧에선 허술한 집은 붕괴될 수 있다. 35㎧에선 기차가 전복될 위험이 있고, 40㎧에서는 사람과 바위가 날아가고, 50㎧가 넘을 경우 콘크리트 건축물도 붕괴위험이 있다.

만조시간대를 중심으로 제주도와, 남해안, 울릉도ㆍ독도는 물결이 최대 10m 이상으로 ‘폭풍해일’의 우려도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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