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노년]④고립되는 사람들..'자거나 TV 보거나'

윤종성 기자I 2015.09.26 12:00:30

80대 男, 하루 5시간 이상 'TV 시청'
수면시간 많아지고 교제활동 줄어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는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사회 문제로 꼽힌다. 이 추세로 간다면 한국은 3년 뒤인 2018년이면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지만, 아직 고령 사회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아 보인다.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데도, 이들에 대한 복지나 사회 안전망은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노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고령화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노인들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고령자의 연령대별 TV시청 시간


올해 칠순인 김철수 씨(가명)는 ‘TV 시청’이 취미 생활의 전부다. 하루 종일 방안에 누워 채널을 돌려가며 TV를 본다. 가끔 짬을 내 친구들을 보기도 하지만, 요새는 그것마저 귀찮다고 한다. 김 씨의 하루 일과를 보면 취침과 식사, TV 시청으로 크게 나뉜다. 틈틈이 집밖으로 나가 걷기 운동이나 산책을 하기도 하지만, 그리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는다. 김 씨는 “시간은 많지만, 돈도 없고 하니 친구들 만나기가 꺼려진다”면서 “또래의 다른 친구들도 하루 일과가 별반 달라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태반은 ‘방콕’하거나, 집 근처를 배회하면서 하루를 보내기 일쑤다. 돈도 없고 일자리도 없다 보니 무료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TV’가 그들의 가장 좋은 친구다. TV시청 시간은 65세 미만 성인(20~64세)이 하루 평균 1시간 43분인 반면, 65세 이상에서는 3시간48분으로 2배 이상 높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65~69세 3시간18분에서 △70~ 74세 3시간38분 △75~79세 4시간4분 △80세 이상 4시간37분 등으로 계속 많아진다.

남성이 여성보다 TV를 더 많이 본다. TV 시청이 가장 많은 집단은 ‘80세 이상 남자’로, 이들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무려 5시간이 넘는다. 이는 남성의 교제활동이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남성의 교제활동 비율은 63%로, 여성(72.2%)보다 훨씬 낮다. 노인들의 교제활동은 70대 초반까지는 증가하는 편이지만, 70대 후반부터는 줄어들기 시작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80세 이후에도 이 추세가 이어가지만, 여성은 80세 이후 다시 교제활동을 늘리는 모습을 보인다.

TV 시청을 대신해 레저 활동을 하고 싶지만, 마땅히 할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하루에 평균 49분을 스포츠·레저 활동에 쓰지만, 이 시간의 대부분은 걷기· 산책(38분)이다. 특히 교제활동이 적은 남성 고령자가 여성보다 걷기·산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고령자 중 걷기나 산책을 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도 남성(42.9%)이 여성(31.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나이가 들수록 수면시간도 늘어난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22분으로, 65세 미만 성인(7시간51분)보다 하루 평균 31분을 더 잔다. 특히 주말보다는 평일의 수면시간 차이가 더 컸다. 연령이 높을수록 낮잠(오후1시30분~4시30분)을 자는 사람도 많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남자의 경우 70대까지는 수면 시간이 10분내외로 늘다가, 80세 이상에서 확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반해 여성은 연령 증가에 비례해 수면시간이 조금씩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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