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최고치 경신
日 대포폰 단속 집중..지자체 주민 동참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일본은 한때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예방과 단속의 모범국가로 불렸다. 우리보다 2년 이른 2004년부터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대대적으로 단속과 예방에 나서면서 2009년부터는 피해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러자 ‘긴장의 끈’을 풀었던 것일까. 기존 단속을 피해 새로운 수법들이 등장하면서 피해액이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작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넘어버렸다.
허를 찔린 일본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은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으려 한층 강력한 단속과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범죄의 숙주가 되는 대포폰을 근절하는 데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는 휴대폰을 타인에게 넘길 때 통신회사의 사전 승락을 의무화했을 정도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 만약 이런 휴대폰을 의도적으로 유통하면 징역형까지 부과하고 있다.
민간영역에서 예방활동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금의 인출장소로 활용되는 편의점 현금자동인출기(ATM)나 은행창구, 임대사무실 관련 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예방활동에 참여하고, 경찰이나 지자체까지 힘을 합쳐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차츰 줄고 있다. 2014년 상반기 2023억원이 넘었는데, 올 상반기는 733억원까지 감소했다. 금융감독원과 경찰 등이 꾸준한 예방과 단속을 벌였고, 금융소비자들의 인식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례를 연구한 금감원은 23일 “우리도 단속의 고삐를 놓는 순간 보이스피싱 피해는 급증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미 사기 수법이 정부기관 사칭형에서 대출빙자형으로 바뀌면서 피해액이 조금씩 늘고 있기도 하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으려면 일본처럼 민·관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지역주민과 접점이 넓은 지자체가 주민보호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