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현대·기아차가 미국 소비자단체인 컨슈머리포트가 실시한 연비 조사에서 도요타를 비롯해 포드, GM 등 미국의 빅3보다 적은 오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15개 브랜드 143개 차종에 대해 실제 연비와 미국 환경보호국(EPA) 공인연비와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현대·기아차는 97.6%를 기록했다.
이는 수치가 높을수록 실제 연비가 공인 연비에 가깝다는 의미로, 현대·기아차의 오차는 산업평규치인 96.1%보다 1.5%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EPA의 권고 후 조정한 공인 연비 기준으로는 98.5%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와 미국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도요타는 97.3%로 공인연비와 실제 연비의 차이가 현대·기아차보다 컸다.
미국의 ‘빅3’ 브랜드들도 공인연비보다 실제 연비가 현격히 낮았다.
포드자동차의 경우 92.8%를 기록했고 GM의 쉐보레와 크라이슬러도 각각 93.8%, 95.3%를 보이며 실제 연비가 공인 연비에 미달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컨슈머리포트 측이 공식 확인 및 발표를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LA타임즈는 지난 6일자 신문에서 ‘컨슈머 리포트, 현대차의 연비테스트 결과 확인 요구 거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대·기아차 북미법인이 메일을 통해 컨슈머리포트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연비 테스트 결과를 보내왔다”고 전하고 “컨슈머리포트 측이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컨슈머리포트측은 현대차의 요구에 대해 조사와 관련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리포트를 공식 발표하거나 발행한 적이 없다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컨슈머리포트는 현대·기아차의 연비과장 문제가 터진 작년 11월 “현대차가 연비를 과대 표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메이커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작년 EPA 권고에 따라 아반떼와 싼타페 쏘울 쏘렌토 등 13개 차종의 연비를 평균 3% 가량 낮추고 차량 구매자들에게 총 4400억원에 달하는 보상비용을 지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