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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 ‘청혼의 벽’ 생긴다

조선일보 기자I 2006.11.22 10:21:55

市, 시민 ‘천만상상’ 아이디어중 8건 실행키로
한강에 ‘떠다니는 섬’ ‘투명한 다리’ 설치
신호등 남은 시간은 숫자로 표시하기로

[조선일보 제공] 시민의 자유로운 상상과 풍성한 아이디어가 실제로 서울시 정책에 반영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아이디어 수렴 창구로 개설한 ‘천만상상 오아시스’(seouloas is.net) 사이트에 올라온 의견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높은 8가지를 선정했다.

강철원 홍보기획관은 “총 1424개 아이디어 가운데 네티즌 호응이 높았던 106개를 고른 다음, 네티즌 토론을 거쳐 16가지를 추렸고, 다시 실무회의에서 9가지로 좁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1일 오세훈(吳世勳) 시장과 실·국장, 제안 시민 등이 참석한 ‘제1회 상상 실현회의’를 열고, 9가지 가운데 8가지를 현실화시키기로 했다.

◆청계천에 ‘청혼의 벽’(정용화·30·회사원)


▲ 청계천‘청혼의 벽’의 연인.
애초 청계광장에 만들자고 제안됐으나, 연인의 전설이 깃든 두물다리(청계9가) 부근에 설치하기로 했다.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을 서울시 데이터센터로 전송한 뒤, 별도 칩(추후 제작·판매)이 내장된 반지를 ‘청혼의 벽’에 대면 청혼 장면을 볼 수 있다.

◆지하철에 교통카드 기부시스템(문성진·23·대학생)

지하철역에 설치한 기부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대면 일정액이 빠져나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 다음달 천호역·압구정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10개 역에 시범 설치한다.

◆바닥이 투명한 교량(이준학·33·공무원) 


▲ 바닥이 투명한 다리.

한강 다리에는 설치하기 어렵지만, 난지도 하늘공원~노을공원간 ‘하늘다리’(2009년 10월 완공 예정)의 바닥 일부를 투명 소재로 만든다. 마치 하늘에 붕 떠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듯한, 공중을 걷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버스 하차 문 양쪽에 단말기(김광일·45·회사원)

한 대뿐인 시내버스 하차시의 교통카드 접촉 단말기를 문 좌우에 하나씩 설치하자는 아이디어. 우선 내년 4월까지 1~2개 과밀 노선의 30~50대에 시범 설치한다.

◆신호등 남은 시간을 숫자로 표시(박태은·30·회사원) 



▲ 남은 시간이 숫자로 표시되는 신호등.

횡단보도 신호등에 다음 신호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한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내년 7월부터 5개 교차로에 시범 설치하고, 효과가 좋으면 확대한다.

◆한강에 떠다니는 섬(김은성·27·취업준비) 



▲ 한강에 떠다니는 서울 모습 인공섬.

서울시 모습을 축소한 인공섬 형태의 구조물을 띄워 한강에 떠다니게 하자는 것. 한강 잠수교 인근에 만들기로 한 ‘수상정원’(2008년 10월 완공 예정)에 서울의 미래를 담은 미니어처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강변 ‘난타’ 공간(임경재·62·토목전문가)

한강변에 새우젓통·드럼통·가마솥·폐차 등을 마음껏 두드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 내년 6~8월 뚝섬지구의 일광욕장을 활용, 드럼통 등을 두드리며 즐기는 문화체험 행사를 연다.

◆서울 ‘옥에 티’를 찾아라(양희순·49·주부)

카메라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서울의 문제점을 지적해 고치자는 아이디어. 서울시 홈페이지에 ‘맑고 매력 있는 세계 도시 서울, 옥에 티를 찾아라’가 신설된다. 시민이 발굴해 올리는 ‘서울의 자랑거리’ 코너도 만든다.

◆탈락한 하나는 뭘까

유일한 부결 안건은 ‘서울광장에서 전통혼례를 올리자’는 30대 여성 직장인의 제안이었다. 시민에게 새 볼거리를 주고, 우리 전통문화를 관광상품으로 연결하자는 취지. 하지만 시민 공간을 특정인이 독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두 차례 이벤트라면 몰라도 제도화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하객을 위한 음식·편의시설 부족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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