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종구기자] BBB급 건설사 회사채들이 신용등급에 비해 싼 값에 거래되고 있지만 자금흐름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감안할 경우 일정수준의 가격할인은 타당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윤영환 연구위원과 길기모 연구위원은 지난달에 이어 두번째로 28일 발표한 `크레딧 보드 05.10` 보고서에서 "영업환경 악화와 채권수요기반의 변화로 프로젝트파이낸스(PF)에 자금조달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BBB-등급 건설사의 신용위험 확대 우려가 크다"며 "BBB급 건설사 채권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유동성 위험에 대한 시장과 신용평가의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두 연구위원은 다만 "최근의 영업전략이나 재무전략의 보수성 정도에 따라 환경변화의 영향이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일부 발행사의 디스카운트 축소는 납득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BBB+)의 경우 신용등급에 비해 채권금리가 지난 21일 현재 25bp 가량 높은(가격이 낮은) 상황. 신용도 개선 가능성이 있지만 불확실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어 일정수준의 디스카운트는 필요한 종목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채무조정 이후 빠른 정상화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주택사업을 확대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고 재무구조도 아직 미흡하며 자금조달구조의 안정화도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라건설(BBB0)와 SK건설(BBB0)은 동일 등급에 비해 각각 23bp와 61bp 디스카운트돼 있지만 최근 그폭을 크게 줄였다. 보고서는 한라건설에 대해서는 "만도 M&A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한 반면 SK건설에 대해서는 "SK(주) 지분 매각의 성격이 불확실하고 현금흐름의 증가중 상당부분이 매입채무의 확대로 이루어졌음을 감안하면 다소 과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화건설(BBB-)은 다른 건설사와 달리 동일 등급에 비해 무려 113bp 고평가돼 있다. 시화매립지 유동화를 통해 재무고조 개선이 기대되고 (주)한화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신용 스프레드가 크게 줄었다.
보고서는 "사업안정성과 재무구조가 모두 미흡하고 그룹차원의 투명성 문제가 이슈로 남아있는 점 등이 한계"라며 "한신평이 지난달 30일 신규 평가하면서 한단계 높은 BBB0 등급을 부여했는데 다른 평가사가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거리"라고 논평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와 함께 주요 회사채 발행기업 100개 회사 중에서 LG카드(A+)와 삼성카드(AA-), 기은캐피탈(A0), 산은캐피탈(A-), 한국캐피탈(BBB+), 효성캐피탈(BBB+), GS홀딩스(AA-), PAP코리아(A0), SKC(BBB+) 등을 앞으로 상대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회사채로 꼽았다.
반대로 동부제강(BBB+), 동양제철화학(A0), 대성산업(A0), 대한항공(A-), 신세계(AA+), 코오롱(BBB0), 코오롱건설(BBB0), 파워콤(A0), 팬택앤큐리텔(BBB0), 한국디지털위성방송(BBB0), 한솔제지(BBB+), 한진해운(A0), 현대오일뱅크(A-), 현대하이스코(A-), LG전자(AA-), INI스틸(A0), LG텔레콤(A-), LS산전(A-), STX조선(BBB0)는 상대가격이 떨어질 종목으로 선정했다.
두 연구위원은 LG카드(A+)의 디스카운트 축소 속도가 지난 1개월동안 가장 느렸으나 자금조달 채널의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앞으로는 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파워콤(A0)에 대해서는 데이콤(BBB0)가 등급대비 고평가되고 있는 이유가 파워콤과의 합병 기대에서 비롯됐는데 파워콤의 신용 스프레드가 줄어든 것은 의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