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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불안해" 8000피에 '익절'…1조 넘는 뭉칫돈 서울 아파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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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I 2026.07.14 05:00:03

8000피 찍자 주식 팔고 서울 아파트로…매각대금 첫 1조 돌파
5월 서울 아파트 매입에 1조1600억 이동
통계 집계 후 최고치…비아파트 11% 불과
증시 수익 아파트로 옮기는 ‘자산 굳히기’
주담대 축소에…현금 동원력이 매수 좌우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첫 8000선을 돌파한 지난 5월 주식·채권 등을 팔아 서울 아파트 매입에 조달하겠다고 신고한 자금이 처음으로 월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상승으로 불어난 금융자산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택으로 옮기는 ‘자산 굳히기’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3일 이데일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국토교통부 ‘서울 내 주택매매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매입에 활용하겠다고 신고한 주식·채권·가상화폐 매각대금은 약 1조 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자료 집계가 시작된 2020년 10월 이후 월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전월 9910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7.1% 증가했다. 5월은 코스피가 7000선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8000선까지 돌파하며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시기다. 증시 상승 과정에서 불어난 금융자산 일부가 서울 아파트 매입 자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쏠림도 두드러졌다. 같은 달 단독·다가구주택 매입에 신고된 주식·채권 등 매각대금은 451억원, 연립·다세대주택은 939억원이었다. 세 주택 유형을 합친 금액은 총 1조 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아파트가 89.3%를 차지했고 비아파트는 10.7%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누적된 자금 규모도 상당하다. 1~5월 서울 아파트 매입에 활용하겠다고 신고된 주식·채권 등 매각대금은 3조 3203억원에 달했다. 단독·다가구 1461억원, 연립·다세대 3416억원을 더하면 올해 총 3조 8100억원의 자금이 주식 등에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투기 수요로 보기보다 증시에서 얻은 수익을 내 집 마련에 활용하는 자산 재배분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주식과 부동산을 별개의 자산으로 구분하기보다 수익률과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금을 옮기는 젊은 세대의 투자 성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30대는 주식과 채권을 적극적으로 팔아 집을 산다”며 “금융상품인 주식과 준금융상품인 아파트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고 주식과 부동산을 오가며 수익률에 따라 민첩하게 베팅하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동성이 큰 주식 수익에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불안한 돈’이라는 꼬리표를, 주택에는 ‘안전한 자산’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며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계는 고변동성 자산의 수익을 저변동성 자산으로 옮기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주택 매입 과정에서 자기자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증시 상승으로 주식 차익을 실현했거나 성과급 등으로 현금을 확보한 수요자는 대출 축소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반면 금융자산이 부족하고 대출 의존도가 높은 무주택 실수요자는 주택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개별 가계의 합리적인 자산 재배분이 한 방향으로 쏠릴 경우 금융시장에서 부동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 위원은 “과도한 자금 유출을 막으려면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금융자산 자체의 매력도와 신뢰를 높여야 한다”며 “금융시장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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