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LG 공기청정기 필터에도 적용···노벨화학상 수상자들 다공성물질로 새 길(종합)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강민구 기자I 2025.10.08 20:42:45

수상자에 기타가와 스스무·리차드 롭슨·오마르 야기
금속·유기 골격체 설계·개발해 새로운 가능성 제시
넓은 표면적 갖춰 이산화탄소 등 포집·흡착 가능
전문가들 "우수한 흡착·저장 성능으로 상용화 포문"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올해 노벨 화학상은 금속유기골격체(MOF)를 설계하고, 합성해 기후변화, 물부족 등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 금속·유기 골격체(MOF)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기타가와 스스무(일본 교토대)·리차드 롭슨(호주 멜버른대)·오마르 야기(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에게 노벨 화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MOF는 사막 공기에서 물을 얻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유독 가스를 저장하고,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이들은 화학을 위한 공간을 확보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자료=노벨상 유튜브 중계 갈무리)
다공성물질로 상용화에 유리

MOF는 금속 이온과 유기 리간드(중심 원자나 이온에 결합해 복합체를 형성하는 분자, 이온, 또는 원자)가 규칙적으로 결합해 형성되는 다공성 결정체를 뜻한다. 내부에 크고 작은 구멍(기공)을 많이 포함하는 물질로 다른 분자들이 드나들 수 있다. 기존 다공성 물질인 제올라이트, 실리카, 활성탄과 비교해도 표면적이 높아 상용화에 유리하다. 때문에 사막의 공기에서 물을 만들고,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술들이 개발됐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리차드 롭슨이 지난 1989년 구리 양이온을 중심으로 MOF 구조를 설계했다. 하지만 이 물질은 구조가 불안정해 쉽게 붕괴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후 기타가와 스스무와 오마르 야기가 MOF 구조 내부에 기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유연하면서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었다.

하이너 린케 노벨위원회 화학 분야 위원장은 “금속·유기 골격체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기능을 지닌 맞춤형 물질을 만들 수 있어 이전에 예상치 못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공기청정기 필터 등에 적용

국내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의 연구로 MOF의 상용화가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캐나다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실험이 진행되고 아프리카 국가들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한 실험이 이뤄졌다. 주상훈 서울대 교수는 “나무를 태운뒤 숯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무수한 구멍들과 표면적이 넓은 물질들이 보이는 것처럼 1g 안에 축구장처럼 넓은 표면적을 갖췄다”며 “기후변화 문제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물질을 포집하거나 흡착하고 할 수 있고, 최근에는 물을 흡착해 필요할 때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등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전업체에서는 공기청정기 필터 등에 소재를 적용했고, 수상자들과 연구를 함께 수행한 연구자들도 있다. 박사후연구원으로 오마르 야기 교수의 지도를 받은 최경민 숙명여대 교수는 “한국에서도 LG전자의 공기청정기의 프리미엄급 필터에 MOF를 적용해 높은 탈취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존에 활성탄을 쓰던 것과 달리 냄새 제거나 유해가스 처리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번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MOF가 특수가스 분야나 약물 저장 분야 등에서 상용화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MOF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수상자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돼 왔으며, 이들의 집념을 배워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김자헌 숭실대 교수는 “캐나다에서 MOF를 적용해 공장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데 거의 성공했다”며 “학계에서 세 분들이 언젠가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돼 왔으며, 이들이 1%의 가능성을 보고 화학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파급 효과를 보여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