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훔친 개념설계’로 기본설계를 따냈다며, 이어지는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수의계약으로 주는 건 부당하다고 반발해왔다. 하지만 이미 사법부 판단과 행정 조치가 마무리됐다. 게다가 경쟁입찰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HD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았던 1.8점 보안감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연구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한화오션에 입찰 자격을 주는 게 더 논란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동설계·공동건조는 관련 규정이 없어 정부가 추진하기 부담스러운 방안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언급한 2번함 동시 발주도 마찬가지다. CDR과 ‘잠정형상결정’(DDR)을 거쳐야 후속함 발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력발전업무훈령에 시험평가는 선도함을 대상으로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선도함과 후속함을 동시에 발주해도 어떤 배든 선도함이라고 지정을 해야하니 동시 발주 의미 자체가 없어진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한화오션이 CDR 단계에 들어와 설계 기술을 공유받고, 후속함 발주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설계 주관사가 아닌 업체를 CDR에 참여시키는 건 전례 없는 조치다. 게다가 2번함 발주가 조기에 이뤄질 경우, 한화오션은 시험평가 부담 없이 시운전만으로도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 전력화 시점 역시 선도함과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한화오션은 경쟁업체와의 동등한 지위를 강조하며 이 제안을 거부했지만, 받아들였다면 2번함을 포함해 최대 3척의 건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력화 지연을 고려해 방사청이 선도함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의 일괄 발주까지 검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연되면서 HJ중공업이나 SK오션플랜트(옛 삼강M&T) 등 다른 업체의 방산업체 지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KDDX는 단순히 함정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이지스급 구축함을 국산화하는 사업이다. 우리 해군 기동함대의 핵심 전력이다. 정부와 산업계 모두 협력과 경쟁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사업 지연은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각 주체의 ‘명분’이 아니라, 해군이 필요한 시기에 제대로 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 해법’이다. 그 답은 자명하다.
|



![[그해 오늘]38명 목숨 앗아간 이천 화재…결국 '인재'였다](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4/PS26042900001t.jpg)

